美 명문대 최대 규모 입시 비리 터져..TV스타·배우·CEO 연루

문주영 기자 2019. 3. 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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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거액의 뇌물을 입시브로커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된 헐리우드 배우 로리 러플린(왼쪽)과 펠리시티 허프먼.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유명 TV 스타, 할리우드 배우, 기업체 CEO 등이 자녀들을 유명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입시브로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준 입시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대학은 스탠퍼드·예일·조지타운 등 명문 사립대들로 운동부 코치들이 거액을 받고 유명인사 자녀들을 체육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AP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 앤드루 렐링 검사와 연방수사국(FBI) 조지프 보나보론타 보스턴 지부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작전명 ‘바서티 블루스 오퍼레이션’으로 명명된 이번 사건을 공개했다. 작전명은 대학운동선수를 지칭한 것이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8년간 학부모와 입시 브로커, 대학 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사이에 오간 뒷돈의 규모가 무려 2500만달러(약 283억원)에 달했다. 연방검찰이 적발한 역대 최대 규모 입시 비리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현재까지 학부모 33명, 대학코치 9명, 입시브로커 등 50여명이 기소됐다. 사기 공모,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까지 받을 수 있다.

학부모 중에는 ABC 방송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해 에미상을 수상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이 포함됐다. 러프린은 패션 디자이너인 남편과 함께 두 딸을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입시 브로커에게 찬조금으로 가장한 사례금 50만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프먼도 수만 달러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 소재 로펌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 LA 소재 부티크 마케팅업체 대표 제인 버킹엄, 뉴욕 소재 포장업체 대표 그레고리 애벗 등 기업체 CEO들도 다수 포함됐다.

검찰은 학부모 가운데 최대 650만 달러까지 뇌물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입시 비리로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대학은 조지타운, 스탠퍼드, 웨이크 포리스트, UCLA, USC, 예일, 텍사스 대학 등이다. 부정입학한 학생들의 전공 종목은 축구, 요트, 테니스, 수구, 배구, 조정 등으로 다양하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있는 입시 컨설팅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 대표인 윌리엄 싱어가 있다. 그는 학부모와 대학 코치 등을 연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싱어는 SAT·ACT 등 대학 입학시험 관리자들과 짜고 대리시험을 보게 하거나 성적을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유명인사 자녀들의 부정 입학을 도왔다.

검찰은 “학생들은 대부분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들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UCLA, 스탠퍼드 등 일부 대학은 비리가 드러난 코치를 해고하고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주영 기자 moon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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