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야, '나경원 연설'에 격렬 대치.."극우정치" vs "좌파독재"(종합)

입력 2019.03.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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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나경원 윤리위 제소에 한국 이해찬·홍영표 맞제소..이틀째 날 선 공방
여야 4당 패스트트랙 공조 '정국 뇌관'..3월 국회 시계 제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여야는 13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의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며 맹비난을 지속하고, 한국당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맞제소 하면서 정국에 '꽃샘추위'가 강타한 모양새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 가까스로 열린 3월 임시국회가 첫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은 정국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전망이다.

당장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장외투쟁 등을 언급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대표 연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3.12 mtkht@yna.co.kr

전날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가원수 모독'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이날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해찬 대표는 나 원내대표를 겨냥해 "대통령과 국민 모독하는 발언을 보면서 '자포자기하는 발언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극우와 반평화 정치, 국민을 분열시키는 혐오의 정치이자 몽니"라며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윤리위 제소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입만 열면 악취가 나는데 어떻게 귀를 열겠는가"라며 "마이동풍 정권이라 남 탓 말고, 구상악취(口尙惡臭) 야당이라는 국민의 진단을 엄중히 인식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직후 "국회의 품격을 심각하게 망가뜨리고 촛불 혁명을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모독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나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3.13 mtkht@yna.co.kr

반면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야당을 통해 전달되는 '국민의 아우성'을 귀담아듣지 않고 독선과 오만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에서 "좌파독재정권의 의회장악 폭거"라며 "문 대통령과 정권은 야당 겁박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서 의회 폭거에 대해 사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당 회의에서 "국민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국민을 제소하는 것이고, 야당 원내대표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원수 모독이라는 말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해찬 대표가 어제 국가원수모독죄 발언을 한 것은 왜 좌파독재인지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윤리위 제소를 좌파 전체주의라 규정하고, 국회에서 '좌파독재 규탄대회'를 여는 한편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맞제소했다.

규탄대회에서는 "국민의 피끓는 소리에 귀를 막는 정권과 집권당이야 말로 국민모독죄로 심판 받아야 한다"(민경욱 대변인), "민주당의 과잉 충성이 빚은 참극으로 정권의 불행한 비극을 자초하고 있다"(전희경 대변인) 등의 독설이 쏟아졌다.

발언하는 나경원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3.13 cityboy@yna.co.kr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도 "국회를 저질 정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민주당 표창원 의원), "표 의원께서는 표현의 자유 운운하면서 대통령 나체 사진에다 박근혜 대통령을 임신한 것처럼 그림까지 그려서 전시한 적이 있지 않나"(한국당 성일종 의원) 등 설전이 오갔다.

이런 가운데 원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거대 양당'이라 지칭하며 싸잡아 비판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손학규 대표는 당 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니 하는 언어는 일반 국회의원으로서도 써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다른 한편 민주당의 반응도 도저히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한심했다"며 "집권여당의 인내심과 포용심 없는 모습에 국민이 기가 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패스트트랙 공조도 여야 대치 국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봉 두드리는 손학규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3.13 toadboy@yna.co.kr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4당 공조를 통해 입법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린다면 국회가 그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길로 갈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단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선거제 개혁 단일안을 막판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당 원내대표들은 전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통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 처리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