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 "너무 비싸요" 불만..상인들 "장사 힘들어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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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은 도시보다 더 열악한 시설을 더 비싸게 이용하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인권과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장병들은 바가지요금, 부족한 문화시설, 적은 버스 운행 등 그동안 느낀 불편함을 털어놨고, 상인들은 일부 업소들로 인해 빚어진 오해라며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외출 시간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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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병사들은 도시보다 더 열악한 시설을 더 비싸게 이용하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인권과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전체가 그런 게 아닌데 한두집으로 인해 병사들이 느끼는 불편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요즘 장사가 너무 힘듭니다. 병사들 외출 시간을 더 늘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국방부 장관·지역상인·군 장병 간담회가 열린 13일 오후 강원 인제군 하늘내린센터.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접경지역 장병과 상인, 국방부 관계자들이 평일 일과 후 병 외출 시행과 외박지역 제한 폐지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장병들은 바가지요금, 부족한 문화시설, 적은 버스 운행 등 그동안 느낀 불편함을 털어놨고, 상인들은 일부 업소들로 인해 빚어진 오해라며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외출 시간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국방부는 정책이 시작단계인 만큼 하루아침에 인프라가 구축되긴 힘들지만, 모두가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한 장병은 "고춧가루가 묻은 물병 등 청결하지 못한 음식점에 주말이면 강남 스위트룸 요금 수준인 6만∼8만원에 달하는 숙박요금 등으로 인해 장병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들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해 재산상 피해를 보거나 지역발전에 보탬이 될 산업시설을 유치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충분히 이해하나, 한 몸 바쳐 국방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을 위해 마음의 귀를 더 열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다른 장병 역시 "비싼 물가는 간단한 식사나 여가시설을 즐기기에 부담스러운 비용이다"며 "외박지역 제한이 없어진다면 장병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지고, 평준화된 가격으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여가시설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인제지역 상인대표는 "한두집으로 인해 병사들이 오해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이어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요즘 상당히 힘들다"며 "멀리서 오는 장병들은 오가는 데만 2시간이 소요돼 나오는 걸 귀찮아한다고 한다. 출발 시각을 당기거나 복귀 시각을 늦출 수 있다면 지역 상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대 관계자는 "장병들로서는 부대 밖을 나가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즐거움"이라며 "이전까지는 없었던 평일 외출을 시행하는 만큼 지역 상권이 더 어려워지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장병들은 부족한 문화시설과 버스 운행도 불편함으로 꼽았다.
정해진 시간에 나오는 장병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장병들이 사용함으로 인해 지역 주민이나 학생들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외출을 나오는 장병들은 택시를 탈 경우 왕복 4만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남북 평화시대라고 해서 생태탐방 사업계획서를 인제군에 제출해 국방부와 협의 중인데 지지부진한 탓에 평화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며 "국방부가 가진 토지 중 본래 목적에 맞게 이용되지 않는 토지 실태를 파악해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인제군민은 3만2천 명이지만 군 장병까지 합하면 7만 명인 탓에 상하수도 시설 운영에도 상당히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상수원 관련 부분은 원인자 부담으로 필요하면 국방예산을 투입하도록 검토하겠다"며 군과 지자체가 함께 발전하는 모습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인제를 찾아 접경지역 지자체장, 지역상인, 장병을 만난 데 이어 인천과 경기 접경지역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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