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은 흑자의 나라" 日서 퍼지는 경제보복 무용론

서승욱 입력 2019.03.14. 12:02 수정 2019.03.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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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노부야 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양국 경제 복잡히 얽혀, 시스템 파괴 안돼"
닛케이도 "양국 산업은 수평적 분업 구조"
"송금 정지, 비자 정지 모두 일본에 타격"

"양국 경제는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그 시스템 자체를 파괴하면 피해액는 셀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한국내 일본 기업인 모임‘서울재팬클럽’ 이사장을 지냈던 다카스기 노부야(高杉暢也) 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이 최근 발매된 월간지 문예춘추 4월호 대담기사에서 한 얘기다.

전 재팬클럽 이사장, 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다카스기 노부야 [중앙포토]
"일본내 강경파들사이에선 '일본이 다소 손해를 입더라도 감수하고 한국에 제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아니다, 일본에도 큰 영향이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다카스기 전 회장은 "예를 들어 일본의 정밀부품 회사들에 삼성과 LG는 중요한 납품처"라며 "(스포츠 용품)데상트의 가장 큰 시장도 한국"이라고 했다.

그럼면서 "양국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양국 경제가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의 경우 디자인이 뛰어나고 세계 각국 사정에 맞는 마케팅 전략에도 능하지만, 삼성 제품의 부품은 절반 가까이가 일본제"라면서 "그들은 일본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우리도 한국으로부터 크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징용 재판에 대한 ‘대항조치’로 검토중인 경제 제재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그 효과를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다카스기 전 회장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밀접하게 얽혀있는 한ㆍ일 경제의 의존구조에 비쳐볼 때 한국 뿐만 아니라 한ㆍ일 양국에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재무상은 지난 12일 중의원에서 일본 정부가 준비중인 대항조치와 관련해 “관세에 한정하지 않고 송금의 정지, 비자의 발급 정지라든지 여러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례적으로 강한 언급을 했다.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열거한 건 처음이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EPA=연합뉴스]

이와관련해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14일 "아소 재무상이 예로 든 송금정지의 경우 (일본기업을 포함해) 양국사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비자 발급 정지에 대해서도 "2018년 753만명에 달했던 한국 관광객들의 일본 방문을 격감시켜 관광 수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민당내에서 거론되는 ^반도체 제조에 불가결한 불화수소 등 전략 물자의 수출 제한^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인상 조치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양국 경제는 서로 잘하는 분야를 나눠 맡는 수평 분업의 형태로 얽혀있기 때문에 실제로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그 여파는 한·일 쌍방 모두에 튈 수 밖에 없다”면서다.

닛케이는 양국의 상호의존성에 대해 “삼성전자나 SK바이오닉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일본에 부품과 소재를 의존하고 있고, 반대로 일본 기업에 있어서 한국은 ‘돈을 버는 흑자의 나라’”라고 했다.

실제로 일본무역진흥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아시아ㆍ오세아니아 국가들 중에서 2018년 영업 흑자 기업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85%의 한국이었다. 중국은 72%, 태국이 67%였다.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사업 등을 타깃으로 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한국 기업도 당연히 타격을 입겠지만, 여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에 부메랑처럼 2차 피해가 돌아오는 구조라는 것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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