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단톡방 '경찰총장' 관련 총경 소환조사..警 '당혹'(종합 2보)

이병훈 2019. 3. 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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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 멤버 승리(왼쪽 사진)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룹 빅뱅 출신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30)이 함께 있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거론됐던 '경찰총장'에 대해 경찰청 소속 A 총경이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 내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반신반의했던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고위급 간의 유착 일부가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 일각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오고 있다.

■"설마 설마 했는데"…경찰 당혹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본청 소속 A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A총경을 상대로 승리와 정준영 등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이들이 연루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승리, 정준영, 유리홀딩스 공동 대표 유모씨 등을 불러 경찰관 유착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카톡에 언급된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 서장급이고 경찰청 및 일선 지방청 과장급이다. 2017년 기준 경찰 총경 계급 정원은 537명으로, 경찰 전체 인원(당시 기준 11만6584명)의 상위 0.5% 수준에 해당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13일 긴급 간담회에서 '경찰총장'이라는 표현에 대해 "청장이 아닌 '총장'으로 언급됐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하다"며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고위 경찰관과 버닝썬 멤버 간 유착 관계에 대한 진술에 이어 유력한 인물의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내부적으로도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실체가 나온 셈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 사안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정말로 서장급이 연관됐나"라고 반문하며 허탈함을 전하기도 했다.

카톡 대화가 오갔던 2016년 당시 강남경찰서장으로 거론된 인물이 강남서장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으나, 해당 경찰관은 강력 부인했다. 그는 "승리 등 당시 인물에 대해서는 모르고, 일면식도 없다"며 "(강남서) 근무 당시 클럽 문제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내부 혼란과 각종 추측이 빗발치는 현 상황을 의식해 우선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높일 만한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관련 수사를 담당 중인 경찰 관계자는 "전날 국회 등에서도 (대화방 내) '경찰총장'이 구체적으로 누구냐는 질책이 나와 '총경급 인사'라는 언급이 있었음을 먼저 밝힌 것"이라며 "진술을 보강해 줄 만한 다른 증거를 찾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檢 "직접 수사해야" 강경론도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 수사가 확대된 만큼 직접 수사에 조심스럽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일각에선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오고 있다.

승리, 정준영 대화방 관련 사건이 이첩된 서울중앙지검은 금명간 사건을 맡을 부서를 결정할 방침이다. 직접 수사를 할지, 수사 지휘를 할지에 대해서도 민감한 사안인 만큼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이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찰 수사를 못믿겠다는 거센 여론에 부응해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검의 한 고위간부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일게 되면 검찰이 외면할 수는 없지 않겠냐"며 "여론의 향방에 따라 직접 수사 여부가 결정될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 한 간부는 "경찰이 수사에 나섰기 때문에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검찰이) 움직여도 늦지 않는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승리와 유씨 등이 포함됐던 카톡방에서는 자신들의 업소에 대한 단속이 우려되자 유씨가 '경찰총장'에게 부탁해서 해결됐다는 식의 대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29)의 음주운전 보도 무마에 경찰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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