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이라 불린 총경급..현재 경찰청 과장에 재직중

최선욱 입력 2019. 3. 15. 17:43 수정 2019. 3. 1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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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승리와 함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며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왼쪽)씨가 15일 오전 서울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14일 사업가 유모(34)씨를 소환 조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찰총장'의 신원을 파악하느라 상당 시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총장'은 유씨가 빅뱅 승리, 가수 정준영과 함께 이용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단톡방)에서 거론된 인물이다.

이 단톡방에선 “옆 업소(클럽)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하지 말라더라”는 말이 나온다. 광수대 입장에선 경찰과 버닝썬과의 유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필수 조사 대상이 '경찰총장'의 정체였다.

실제 경찰엔 '경찰총장'이라는 직책ㆍ직급은 없다. 이에 경찰은 대화 속 '경찰총장'의 존재 공개를 꺼려하는 유씨를 상대로 “검찰총장은 있는데 경찰총장이란 건 없다”며 “실제 경찰관을 거론한 얘기가 맞느냐”고 물었다.

유씨는 “경찰인건 맞다”고 답했고, 경찰은 “그러면 총경(서장급 계급)을 총장으로 잘못 얘기한 게 아닌가”라는 취지로 다시 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유씨가 “예”라고 대답했고, 경찰은 해당 카톡 대화가 집중적으로 나온 2016년 7월 즈음 강남경찰서 클럽 유관 부서 근무자를 거론하며 대상자를 좁혀갔다.
빅뱅 멤버 승리(왼쪽)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사업가인 유씨 입장에선 경찰 직급 체계를 잘 몰랐기 때문에 승리 등에게 그렇게 얘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씨에 대한 조사는 다음날(15일) 오전 7시쯤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유씨가 ‘경찰총장’으로 거론했던 총경 A씨를 15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A 총경을 상대로 관련 의혹이 사실인지, 이들과의 친분은 어느 정도인지, 실제 클럽 운영과 관련해 특혜를 준 적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A 총경은 강남서에서 클럽ㆍ주점ㆍ음식점 유관부서에서 일하다 2016년 총경으로 승진했다. 현재 경찰청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카톡방에서 지목한 A 총경은 당시 강남서에 근무했던 건 아니었다”며 “다만 현재 참고인 신분인 A 총경에 대해선 아무 선입견 없이 원칙에 따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밤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승리는 “오늘 병무청에 정식으로 입영 연기신청을 할 예정”이라며 “(병무청이) 허락만 해 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받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씨도 조사를 끝내고 나온 뒤 “성실하고 솔직하게 진술했고, 이른바 ‘황금폰’도 있는 그대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황금폰’은 성관계 불법 촬영 영상이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정씨의 휴대전화를 뜻한다.

경찰은 정준영의 소위 ‘황금폰’ 등 3대와, 승리, 유씨, 강남 유명클럽 아레나의 전 직원에게서 각각 휴대전화 1대씩을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선욱ㆍ권유진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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