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 식구' 말만 들은 검찰..김학의 믿고 피해자 진술 '외면'

하누리 2019. 3. 1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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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이 사건을 이미 두 차례나 수사했었죠.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는 여러 여성들의 진술이 있었지만, 검찰은 '그런 일이 없다'는 김 전 차관의 말만 믿고 피해자 진술을 외면했습니다.

당시 수사가 어땠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녹취내용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하누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김학의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피해여성 이 모 씨가 고소하면서 시작된 검찰의 2차 수사.

이 씨는 문제가 된 동영상뿐 아니라 다른 성폭행 피해가 더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조사를 담당한 검사는 무혐의로 결론 난 1차 수사를 거론하며 조사할게 없다는 듯이 말합니다.

[당시 수사 검사 : "검찰이 (1차) 조사를 했잖아요. 그때 내용과 지금 내용과 별 차이없이 똑같이 피해 당한 게 맞다고 주장을 하시잖아요. (네.) 뭘 또 조사해야 하는지."]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는 물론이고 성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윤 씨조차 또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합니다.

[당시 수사 검사 : "윤중천이는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고, 윤중천이한테 확인해서 뭐 하겠어요. 다른 사람한테 확인해 봐야지. 안 그래요?"]

앞선 1차 수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수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지만, 혐의를 부인한 김 전 차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KBS에, "김 전 차관을 소환 조사했을 때 넋이 나간 듯 제대로 답변을 못했고 윤중천을 잘 모른다고 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제대로 답변도 못한 김 전 차관 진술이 오히려 더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짓고 수사를 끝낸 겁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때도 동영상 속 남성이 누구인지 끝내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맨눈으로 봐도 김학의였다. 검찰도 영상 속 남자를 김학의라고 판단했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을 가장 중요한 증거로 보는 성폭행 수사.

김학의 전 차관 사건만은 검찰이 다르게 취급했습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하누리 기자 (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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