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 용의자, 북한 다녀온 적 있어"
[경향신문]
뉴질랜드 이슬람사원에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호주 국적자 브렌턴 태런트(28)가 과거 북한을 여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ABC 방송은 16일 태런트가 북한을 포함해 유럽,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곳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태런트가 포함된 단체 관광객들이 김일성 주석의 동상이 있는 북한 양강도의 삼지연 대기념비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이 찍힌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태런트가 최근 각국을 여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세계 여행에 앞서 태런트는 고교 졸업 직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그래프턴의 한 피트니스클럽에서 트레이너로 일했다.
이 클럽의 매니저 트레이시 그레이는 ABC와 인터뷰에서 “그는 매우 헌신적인 개인 트레이너였다”며 “마을의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운동을 가르쳤다. 그 일에 매우 열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레이는 태런트가 총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해외여행 기간 그에게 뭔가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런트는 트레이너로 일하며 받은 봉급 외에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상통화인 비트커넥트에 투자해 여행 자금을 벌었다. 201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도 여행 자금으로 썼다.
일부 외신들은 그레이의 인터뷰 발언을 근거로 태런트의 북한 여행을 부각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미국 일간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모스크 학살 혐의를 받는 브렌턴 태런트는 북한을 방문한 뒤 변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온라인 매체 뉴스닷컴도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범의 이상한 북한 여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태런트는 북한과 파키스탄을 포함한 배낭여행 중에 급진적인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과 파키스탄 방문에 주목하는 일부 매체와 달리 당국은 지난해 말 동유럽 여행과 이번 테러 사건의 연관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현지 매체 뉴질랜드헤럴드가 전했다. 소티르 차차로프 불가리아 검찰총장은 태런트가 지난해 11월9일 두바이발(發) 항공편으로 입국해 11월15일까지 불가리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불가리아 수사·안보 당국은 태런트의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자동소총 탄창에 키릴 문자와 동유럽 언어로 글자가 적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창에 적힌 글자 중에는 옛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운 영웅적인 인물과 당시 유명한 전투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뉴질랜드 테러 사건 직후 수도 소피아에서 정보기관과 법집행기관 최고책임자들을 소집,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
15일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2곳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현재까지 최소 4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태런트는 당시 총격 범행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했고, 범행 직후 체포돼 기소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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