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바이오기업 10곳 '한국증시 상륙작전'

강우석 2019. 3.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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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이뮨텍 등 연내 상장심사
바이오 기업 가치평가 우호적
'테슬라상장' 허용도 유인 효과
나스닥 못간 기업 옥석가려야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나스닥에 비해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하고 상장 준비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미국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 바이오 기업 10곳은 국내 증권사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네오이뮨텍, 아벨리노랩, 코그네이트 등은 연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네오이뮨텍은 미국 메릴랜드에 위치한 신약 개발 기업으로 양세환 전 제넥신 연구소장이 2014년 설립했다. 면역세포를 증폭시켜 암세포 발견과 파괴를 돕는 신약 '하이루킨'에 대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안질환 유전자 진단업체 아벨리노랩은 2008년 한국에서 설립됐으나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본사를 샌프란시스코로 옮겼다.

순수 미국 회사 중에서는 코그네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코그네이트는 항암면역·줄기세포 치료제 등을 위탁생산하는 회사다. 오만의 국부펀드 SGRF(State General Reserve Fund)와 국내 사모펀드 메디베이트에서 일찌감치 투자를 유치해 관심을 끈 바 있다.

페프로민바이오는 항암제 전문 회사다. 현재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는 카티(CAR-T)를 개발하고 있다. 암면역학계 세계적 권위자인 래리 곽 박사가 최대주주며, 국내에선 세븐트리에쿼티파트너스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최근 페프로민바이오는 코스닥 상장 주간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주 1차 실사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까지 국내에 상장한 미국 바이오기업은 티슈진과 엑세스바이오뿐이다. 티슈진은 코오롱 계열, 엑세스바이오는 한국인이 주요 주주인 한상 기업으로, 현지 회사라 보기 어렵다. 코그네이트, 페프로민바이오 등 순수 미국 기업의 상장 시 국내시장 저변이 한층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작년 말 주요 벤처캐피털(VC)과 미국 바이오 복합단지를 다니며 코스닥시장을 알리는 등 현지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국내 상장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때문이다. 바이오에 대한 기관투자가와 개인들 심리가 우호적이어서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동종 업계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65배에 육박한다.

나스닥에 비해 국내 상장이 용이하다는 점도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5월 외국 바이오 기업이 테슬라 상장(이익이 나지 않아도 상장이 가능한 제도)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증시 입성에 숨통이 트였다. 기술특례 제도로 상장해 온 국내 바이오사처럼 외형 실적이 부족한 해외 기업도 기술력을 내세워 IPO 도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에 상장하면 미국보다 IPO가 쉬울 뿐 아니라 상장 이후 유지·관리 비용도 적은 편"이라며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현지 기업에 초기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국내 상장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스닥에 입성할 수준이 안 되는 기업들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다. 상장 업무를 진행 중인 IB들 사이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에 갈 수 있는데 국내 상장을 택하는 기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한때 해외 기업의 상장폐지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실무 업무를 맡은 증권사부터 고객사를 엄격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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