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된 정준영 카톡방

허진무 기자 2019. 3. 1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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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차태현·김준호 ‘거액 내기 골프’ 들통
ㆍ차씨 “돈 땄다” 돈다발 사진 올리며 “신고하면 쇠고랑”
ㆍ‘1박2일’ 출연진 대화방서 드러나…도박 혐의로 입건 가능
ㆍ승리 단톡방 ‘경찰총장’으로 확인된 윤모 총경은 대기발령

성관계를 불법촬영한 혐의 등을 받는 가수 정준영씨(30)의 휴대폰에서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출연자인 배우 차태현씨(43)와 코미디언 김준호씨(44)의 수백만원짜리 내기 골프 정황이 나왔다. 앞서 정씨와 친한 연예인들의 불법영상 유포에 이어 해외 원정도박 정황까지 나오면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 연예인들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박2일> 출연진의 단체대화방 대화 내용을 확인해 분석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차씨와 김씨가 도박 혹은 상습도박 혐의로 정식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의 해외 원정도박 골프 정황이 나온 건 정씨와 차·김씨를 비롯한 <1박2일> 출연진 단체대화방이다. 차씨는 2016년 7월1일 이 대화방에 5만원권 지폐 수십장을 촬영한 사진을 올린 후 김씨 등과 내기 골프를 쳐 딴 돈이라고 자랑했다. 같은 달 19일 차씨는 돈다발 사진과 함께 자신은 225만원, 김씨는 260만원을 땄다고 적었다. 차씨는 이 대화방에서 “신고하면 쇠고랑”이라고도 했다. 자신의 행동이 처벌 대상이란 걸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1박2일> 연출을 맡은 담당 PD도 대화방 멤버였다.

두 사람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차씨는 17일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국내에서 저희끼리 게임이라 생각하고 쳤던 것이고 돈은 그 당시 바로 돌려줬다”며 “저희끼리 재미 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그런 내용을 (카톡) 단체방에 올린 제 모습을 보게 되니 너무나 부끄럽다. 많은 사랑을 받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반성하면서 자숙하겠다”고 했다.

정씨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기록이 연예인들의 몰락을 불러오고 있다. 정씨 휴대폰 등에 대한 경찰의 포렌식 결과에 따라 추가로 연예인들의 불법 정황이 나올 수도 있다.

지난 14일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씨(30)가 불법촬영 영상을 보며 부적절한 대화를 한 점을 인정하고 그룹을 탈퇴했다. 15일 그룹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씨(29)가 영상을 공유했다는 의혹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이씨는 카카오톡 대화에서 “빨리 여자 좀 넘겨요. X 같은 X들로”라고 말했다. 용씨와 이씨는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지난 13일에는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씨(28)가 2016년 2월 적발된 음주운전을 ‘경찰총장’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무마했다는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이는 성접대 의혹을 받는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그가 공동설립한 투자회사 유리홀딩스 대표인 유모씨 등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나온 내용이다. 승리와 유씨 등은 2016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술집을 개업했다. 인근 경쟁 업소는 이 술집 내부 사진을 찍어 불법 구조물 문제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이들 사업을 돕던 김모씨는 단체대화방에 “총장이 다른 업소에서 시샘해서 찌른 거니 걱정 말라고 다 해결해준다는 식”이라고 적었다.

‘경찰총장’으로 불린 경찰청 인사담당관 윤모 총경은 유씨와 함께 식사와 골프 등을 한 적이 있지만 자신이 돈을 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윤 총경이 승리와도 3차례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윤 총경의 계좌 내역 등을 살펴보며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윤 총경은 2015년 강남 일대 유흥업소를 담당하는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다. 2016년 총경으로 승진한 그는 이듬해 청와대에 파견돼 민정비서관실에서도 일했다. 경찰청은 16일 윤 총경을 경무담당관실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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