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미국 빅딜-북한 단계론 절충.. 靑 '굿이너프딜' 중재안 마련

강준구 기자 2019. 3. 18.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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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빅딜' 요구와 북한의 단계적 합의 요구 사이에서 청와대가 '굿이너프(good enough)딜'(충분한 수준의 합의)이라는 중재안을 들고 나왔다.

즉 미국의 빅딜론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요구 사이에서 큰 틀의 비핵화 합의, 핵심 과제 1~2건의 굿이너프딜, 정상 간 비핵화 결단이라는 수순의 3단계 로드맵을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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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딜, 北-단계적 합의 요구 절충.. 핵심사안 우선 합의로 신뢰회복 제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빅딜’ 요구와 북한의 단계적 합의 요구 사이에서 청와대가 ‘굿이너프(good enough)딜’(충분한 수준의 합의)이라는 중재안을 들고 나왔다.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정상 간 결단에 달려 있기 때문에 북·미 양자 간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핵심 사안을 선별해 우선 합의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북한에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실험·발사 유예) 유지를, 미국에는 실무회담 조기 개최를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단정적인 대북 협상 프레임에서 우리가 좀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일시에 달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위 ‘안 좋은 합의보다는 결렬이 낫다(No deal is better than a bad deal)’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모 아니면 도)’ 전략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밝힌 빅딜론을 지적한 것이다.

대신 북한으로부터 포괄적인 비핵화 확약을 받아낸 뒤 굿이너프딜을 통한 부분적인 조기 성과 획득 방식을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북으로 하여금 포괄적 목표 달성을 위한 합의부터 견인해낸 뒤 소위 말하는 ‘스몰딜’을 굿이너프딜로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조기 수확(early harvest)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기 수확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불거진 ‘톱다운’ 방식에 대한 비관론을 두고는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3자 정상이 만들어낸 거대한 정치적 파도의 결실”이라며 “정상 간 대화 동력이 상실되면 실무협상도 이뤄질 수 없다. 북한 체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외에는 아무도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미국의 빅딜론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요구 사이에서 큰 틀의 비핵화 합의, 핵심 과제 1~2건의 굿이너프딜, 정상 간 비핵화 결단이라는 수순의 3단계 로드맵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과 동떨어진 분절된 단계적 방식, 살라미 전술은 우리가 경계해야 한다”며 단계적 성과만 취하고 의무는 저버리는 북한 행태도 배척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중재 역할에 대해서는 “지난해 우리가 북·미 대화를 견인했고, 6·12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견인했다”며 “어떻게 보면 이번에는 남북 정상 간 대화 차례가 아닌가 보인다. 넘겨받은 바통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실보다 득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주지는 않고 북한이 내놓을 카드를 확보한 것”이라며 “국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당황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60시간 이상 기차를 타고 갔는데 빈손으로 귀국하면서 국내외 정치적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별도로 연말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겠다고 밝혀 연내 두 차례 김 위원장 초청 의사를 공식화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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