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높은 실업률에도 최저임금 올리는 스페인과 그리스

오홍석 인턴기자 2019. 3. 18. 17: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인해 아직도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는 스페인과 그리스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최저임금을 높이기로 결정했다고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페인은 최저임금은 한 달 기준으로 736유로(94만원)에서 900유로(115만원)로 22% 올렸다. 그리스도 10년 만에 최저임금을 11% 올렸다. 한 달 기준 최저임금은 586유로(75만원)에서 650유로(83만원)로 상승했다.

스페인과 그리스는 지난해말 기준 각각 14.1%와 18.5%의 높은 실업률을 보여왔다. 실업률이 최근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하면 높다. 독일은 3.2%, 네덜란드는 3.6%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로존 국가들의 평균 실업률은 7.8%다.

스페인과 그리스 내에서도 이번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의견은 첨예하게 갈린다.

파노스 사클로글루 아테네 대학교수는 "이런 갑작스러운 최저임금 인상은 하락세인 실업률을 멈춰 세우거나 다시 오르게 할 수 있으며 최저임금 인상은 미신고 노동자들을 양산할 수 있고 무엇보다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이번 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마드리드에 위치한 씽크탱크 푼 카스의 레이먼드 토레스는 "높은 임금은 소비를 촉진해 일자리는 늘리는 등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임금 상승이 점진적이면 더 좋았겠지만, 현재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60%밖에 안 되는 만큼 스페인 경제는 이번 인상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나라의 경제상태는 위기 이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구제금융 당시 유럽연합이 강요했던 정책들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구제금융 당시 유럽연합이 노동 관련 법안들에 대한 규제완화와 노동유연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각국 정부에 강요하자 노동자들은 분노했고 이에 대한 반발로 그리스와 스페인 둘 다 친노동자 성향을 보이는 진보정부가 들어섰다.

4월말에 총선을 앞둔 중도진보 성향의 스페인 정부는 국민들의 구제금융 대처에 뒤따른 규제완화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최저임금 인상책을 꺼냈들었다. 그리스의 친노동자 성향의 좌파정부 시리자(Syriza)도 비슷한 이유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10월 총선을 앞둔 시리자의 지지율은 현재 보수정당인 신민주당보다 14% 높다.

미국과 영국의 여러 연구에서는 건강한 경제구조에 완만한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성장에 크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에 2014년 독일은 높아지는 실업률을 멈추기 위해 최저임금을 도입했지만 실제로 효과는 별로 보지 못했다. 경제학자들은 최저임금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임금상승 정도와 경제 상황을 모두 고려해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