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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뿌리는 소행성 '파에톤'.. 다이아몬드 형상 첫 규명

임소형 입력 2019.03.19. 16:44 수정 2019.03.20. 00:50

한일 연구진, 3차원 형상으로 구현… 日은 2022년 탐사선 발사

신이 되어 영원히 살 수 있지만, 인간인 채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형제를 따라 죽음을 선택했다 하늘의 별자리가 됐다는 쌍둥이의 전설이 담겨 있는 쌍둥이자리의 비밀에 한국과 일본 과학자들이 한 걸음 다가갔다. 쌍둥이자리는 해마다 12월 유성우를 뿌린다. 그 유성우는 대부분 ‘파에톤’이라는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 부스러기와 돌 조각들이다. 과학자들은 파에톤의 3차원 형상을 처음으로 구현해냈다. 망원경에 들어온 파에톤은 마치 쌍둥이의 아름다운 형제애를 보여주는 듯한 다이아몬드 모양이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과학본부 연구진이 일본 치바공대 행성탐사연구소와 함께 파에톤이 지구와 달 거리의 27배 이내로 지구에 접근했던 2017년 11월 11일부터 12월 17일까지 보현산천문대, 소백산천문대, 충북대천문대를 비롯한 국내외 망원경 총 8대를 동원해 관측한 결과 3.604시간에 한 번씩 시계 방향으로 자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관측 결과를 파에톤의 3차원 형상 모형과 함께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저널’, ‘행성 및 우주과학 저널’ 최신호에 각각 소개했다.

지난 2017년 12월 경북 영천시 보현산천문대에서 촬영한 쌍둥이자리 유성우.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지금까지 100가지가 넘게 보고된 유성우의 대부분은 혜성의 꼬리에서 떨어져 나온 돌 가루나 먼지들이다. 그런데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독특하게도 혜성이 아닌 소행성에서 만들어졌다. 별똥별을 뿌리는 소행성 파에톤은 1983년 영국 천문학자가 우연히 발견했고, 이후 인공위성으로 확인한 첫 소행성으로 기록됐다. 먼 옛날 태양계 외곽에서 형성됐다고 알려진 파에톤은 물을 포함한 휘발성 물질과 유기물질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22년 소행성 탐사선 ‘데스티니 플러스’를 발사해 파에톤을 직접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치바공대 행정탐사연구소는 데스티니 플러스의 과학연구를 담당한다. 데스티니 플러스는 파에톤을 향해 먼지 검출기를 싣고 간다. 파에톤 주변 먼지들을 가져다 쌍둥이 유성우 성분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소행성 주변 먼지는 행성을 구성하는 ‘벽돌’로도 불린다. 태양계 형성뿐 아니라 지구에 유기물을 실어 날라 생명 탄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데스티니 플러스는 초속 30㎞가 넘는 속도로 파에톤을 근접 통과하면서 이들을 증명하기 위한 탐사활동을 펼 예정이다.

한일 공동연구진이 망원경 관측을 통해 만들어낸 소행성 '파에톤'의 3차원 모형. z라고 표시된 부분이 자전축이다. 옆에서 보면(왼쪽, 가운데) 다이아몬드처럼 생겼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22년 발사할 소행성 탐사선 '데스티니 플러스'의 상상도. JAXA 제공

소행성 탐사선을 설계하려면 목표 소행성의 특성부터 파악해야 한다. 소행성이 움직이는 궤도나 주기, 크기, 질량 등을 알아야 최적의 발사 시기와 경로, 체류 기간, 연료의 양 등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자칫 탐사선이 과다하게 또는 부실하게 설계된다. 파에톤 특성을 파악하는 지상연구를 바로 천문연 연구진이 맡았다.

소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햇빛을 반사한다. 따라서 소행성이 공전하고 자전하면서 여러 면에서 반사된 빛을 분석하면 자전 주기와 자전축 방향, 전체 모양 등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망원경으로 얻어낸 빛의 양, 시간에 따른 변화 데이터 등을 이용해 파에톤 자전 주기가 3.604시간이며, 표면이 화학적으로 균질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자전축의 움직임에 따른 3차원 형상을 컴퓨터로 그려냈다. 파에톤은 내부 구성 물질들이 성기게 뭉쳐 있기 때문에 회전하면서 적도 쪽으로 흘러내린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적도 부분이 솟아오른 다이아몬드 형태가 됐다는 게 천문연의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데스티니 플러스의 파에톤 근접 탐사에 핵심 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다양한 우주연구 분야 중 소행성 탐사는 일본이 단연 앞서 있다. 인류의 첫 소행성 탐사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96년 발사한 ‘니어 슈메이커’지만, 2003년 JAXA가 발사한 ‘하야부사 1호’가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해 천신만고 끝에 흙을 담아온 이후 일본이 기선을 잡았다. 달 이외에 외계의 흙을 지구로 가져온 건 하야부사 1호가 처음이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일본열도가 슬픔에 잠겨있을 때 문화계에서 하야부사를 다룬 영화와 단행본을 만들며 일본인의 자긍심을 높여주기도 했다. 이후 일본은 정부 주도로 ‘하야부사 2호’를 제작했고, 2014년 12월 지구를 출발한 지 4년여 만인 지난달 소행성 ‘류구’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을 견제하듯 NASA도 최근 소행성 탐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16년 NASA가 쏘아 올린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는 지난해 12월 소행성 ‘베누’에 도착했다. 베누는 지구와 충돌 위험이 높은 소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탐사위성 ‘창어 2호’는 2011년 달 촬영 임무를 마친 뒤 2012년 소행성 ‘투타티스’를 근접 촬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소행성에서 암석을 채취해오는 귀환선을 2035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파에톤 연구에 참여한 문홍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소행성 지상연구를 주도한 경험이 향후 소행성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는 데 기초체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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