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해안경비대 日파견..이젠 대북제재 감시 나섰다

이철재 2019. 3. 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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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 중인 미 해안경비대의 경비함인 버솔프함. [사진 미 해안경비대]

미국의 해양경찰인 해안경비대(USCG)가 북한의 불법 환적을 단속하기 위해 일본에 파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인도ㆍ태평양사령부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미 해안경비대 소속 버솔프 경비함(WMSL-750)이 지난 3일 일본 사세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세보는 요코스카와 함께 서부 태평양 해역을 담당하고 있는 7함대의 기지가 있다. 버솔프함은 지난 1월 20일 모항인 미 캘리포니아 앨러미다를 출발했다.

인도ㆍ태평양사령부는 보도자료에서 “버솔프함이 동중국해에서 대북 제재를 위반해 불법 환적으로 단속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돕기 위해 배치됐다”며 “이는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행동과 맞서는 국제적 노력에 미국이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에 따라 금지한 원유, 석탄과 같은 상품의 환적”에 대한 단속을 버솔프함의 임무로 적시했다.

【서울=뉴시스】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12일(현지시간)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제재위반 행위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8월과 9월 베트남 인근 통킹만에서 화후호가 북한 백양산호(오른쪽 사진 위쪽 선박)과 불법환적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 보고서 캡처> 2019.03.12

해양법 전문가인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현수 교수는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결의안을 지킬 의무가 있기 때문에 미 해안경비대의 경비함이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으로 의심하는 선박을 공해 상에서 검색할 수 있다”며 “검색한 결과 불법 환적이 드러나면 가까운 항구로 끌고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솔프함은 불법 환적 단속 임무를 맡는 동안 7함대의 전술통제를 받는다. 김진형 예비역 해군 소장은 “해상 단속은 미 해안경비대의 주 전공이며, 미국이 불법 환적 의심 선박을 해군 전투함이 검색하는 것보단 해안경비대 경비함이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솔프함의 투입은 미국이 지난달 27~28일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바짝 죄려는 움직임과 관련 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는 지난 1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이 정교해지고, 그 범위와 규모도 확대됐다”며 강화를 주문했다.

현재 동중국해는 미국 이외 영국ㆍ캐나다ㆍ호주 등이 함정과 항공기를 보내 불법 환적 단속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도 단속에 적극적이다.

미 해안경비대의 경비함인 버솔프함의 함장 존 드리스콧 대령이 지난 2월 일본 요코스카에서 함정을 방문한 일본 해상보안청 간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해안경비대]

2006년 11월 취역한 버솔프함은 4500t급으로 최대 속력은 시속 52㎞(28노트) 이상, 항속 거리는 2만2000㎞(1만2000해리)다. 57㎜ 기관포 1문, 20㎜ 근접방어무기 체계 1문, 50구경 기관총 4정, 7.62㎜ 기관총 4문을 갖췄다. 헬기 2대 또는 드론 4대를 실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해군 전투함보다 무장이 떨어진다. 그러나 미 해안경비대는 해적을 퇴치하고 마약상과 교전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전투력은 중소국의 해군보다 높다는 평가다.

미 해안경비대는 국토안전부 소속으로 한국의 해양경찰과 같은 사법기관 역할을 한다. 해양에서의 밀입국자 수색과 체포, 범죄자 추적, 마약ㆍ밀수단속 등이 해안경비대의 주요 임무다.

또한 미국에선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와 함께 다섯째 군사 조직으로 인정을 받는다. 미 해군과 똑같은 계급체계를 갖고 있다. 사령관은 별 네 개 대장이다. 자체 사관학교가 있다. 전시엔 미 해군의 지휘를 받는다. 미 대통령을 따라다니면서 유사시 핵전쟁 명령을 내리는 핵가방을 들고 다니는 장교단에 해안경비대도 포함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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