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억 들인 지열발전, 전기 공급 한 번 못하고 폐기

최인준 기자 2019. 3. 21.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열(地熱)발전은 별도의 연료 없이 땅속 열기를 이용해 전력과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을 말한다.

이곳까지 파이프를 설치해 물을 주입하는 이른바 심부지열발전(EGS) 방식이다.

실제로 미국과 스위스에서 EGS 방식 지열발전소를 지으면서 땅속에 물을 주입하다가 지진이 일어났다.

2010년 정부 사업으로 시작한 포항지열발전소는 2012년 착공해 지금까지 90%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산 지대 아닌 포항에 건설.. 물 데우려 지하 4km까지 시추

지열(地熱)발전은 별도의 연료 없이 땅속 열기를 이용해 전력과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을 말한다. 지하에 구멍을 두 개 뚫고 한쪽에서 물을 주입해 지열로 데우고, 다른 쪽 구멍으로 데워진 고온의 물을 끌어올린다. 이때 나오는 고온의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화석연료 발전과 달리 온실가스나 오염 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아 청정에너지로 꼽힌다. 초기 건설 비용이 막대하지만 한 번 구축하면 24시간 안정적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화산 활동이 활발한 국가에서는 얕은 땅속에서도 충분히 지열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한국은 화산 지대가 없다. 이 때문에 포항지열발전소는 지열이 섭씨 180도인 지하 4㎞의 화강암 지대까지 내려갔다. 이곳까지 파이프를 설치해 물을 주입하는 이른바 심부지열발전(EGS) 방식이다. 시추 장비를 이용해 암석을 깨뜨린 뒤 지하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물을 주입한다. 하지만 물 주입 과정에서 주변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실제로 미국과 스위스에서 EGS 방식 지열발전소를 지으면서 땅속에 물을 주입하다가 지진이 일어났다.

2010년 정부 사업으로 시작한 포항지열발전소는 2012년 착공해 지금까지 90%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4.3㎞ 깊이로 2개의 시추공을 뚫었다. 2016년 6월 시험 발전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7년 12월부터 4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6.2메가와트(㎿) 규모의 상업 발전에 들어갔어야 했다. 하지만 포항 지진 발생 이후 범시민대책본부가 낸 운영 중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지금까지 가동이 멈췄다. 이날 정부 조사단의 발표 직후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열발전소를 영구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 예산(185억원)을 포함해 민관이 총 391억원을 투자한 사업이 상용 발전 한번 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