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버지의 한 풀어줄 수 있나요?"..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문의 쇄도

입력 2019.03.21. 17:26 수정 2019.03.21. 21:06

"일제강점기인 1941년 북해도(홋카이도) 탄광으로 끌려 가셨다가 결국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광주광역시에 사는 이상복씨는 지난 20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전화를 걸어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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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25일부터 4월5일까지 손해배상 소송단 모집
지난 19일 방침 밝힌 뒤 하룻동안 35건 문의 쏟아져
광주·전남 거주하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모아 소송
일제강점기 때 일본 미쯔이 다가와광업소에서 채탄중인 한국인광부. 이들은 허리조차 펼수 없는 좁은 갱 안에서 보호장구도 없이 하루종일 혹사당했다. 근로정신대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제공

“일제강점기인 1941년 북해도(홋카이도) 탄광으로 끌려 가셨다가 결국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광주광역시에 사는 이상복씨는 지난 20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전화를 걸어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가 지난 19일 일제 광주·전남지역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신청을 받아 일본기업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버지는 강제징용에서 돌아온 뒤 건강이 안좋아 고생하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당시 일본에서 집으로 보낸 사진을 지니고 있고, 사진 뒷면에 일본 현지 주소도 표기돼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규슈 후쿠오카 치쿠호 탄광에 강제연행되어 혹사당하다 사망한 한국인 노동자의 품에서 나온 가족사진.

시민모임은 21일 “본격적인 신청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문의가 하룻동안 35건이나 됐다”고 말했다. 유족과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송 참여 방법 등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에 제정된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강제동원 희생자는 “1938년 4월1일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 일제에 군인·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국외로 강제동원 돼 그 기간 중 또는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을 일컫는다.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위원회는 2015년까지 22만건 이상의 강제동원 피해신고를 접수해 11만건의 위로금을 지급했지만,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아 이제 더 이상 피해자 신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일항쟁기위원회마저 2015년 12월31일자로 해산돼 지금은 행정안전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지원과에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모임 쪽은 “당시 주변의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서 신청하지 않았거나 아예 신청을 받는다는 사실을 몰라 강제동원 피해 신고를 못한 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아 정부에 더 이상 위로금을 지급해달라고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미쯔이 다가와광업소에서 채탄중인 한국인광부. 이들은 허리조차 펼수 없는 좁은 갱 안에서 보호장구도 없이 하루종일 혹사당했다. 근로정신대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제공

시민모임과 민변 광주·전남지부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광주광역시청 1층 민원실에 접수창구를 마련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유족들로부터 집단 손해배상 소송 참가 서류를 신청받는다.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집단 소송은 군인·군속 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별도 소송을 진행하는 원고는 제외한다. 소송에 참여하려면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지원과’(02-2195-2300)로부터 강제동원 피해심의 결정통지서,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위로금 등 지급결정서 1통과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를 1통씩을 준비하면 된다. 시민모임 쪽은 “이번 손해배상 청구 집단 소송을 나서는 것이 일본 정부와 기업, 한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062)365-0815.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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