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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선 왜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며 하카 춤을 출까 [월드이슈]

유태영 입력 2019.03.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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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발생한 자칭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 테러로 50명이 목숨을 잃은 뉴질랜드에서 추모의 의미로 마오리족의 전통춤 '하카'(haka)를 추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테러 참사 후 많은 학생들, 심지어 폭주족까지 인종을 초월해 하카 춤을 추면서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는 장면이 뉴질랜드인에게는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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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마오리족 전통춤서 유래 / 럭비팀 '올 블랙'에 의해 전역 확산 / '사회통합' 의미로 참사 극복
뉴질랜드 학생들이 지난 18일 크라이스트처치 알누르 모스크 앞에서 하카를 추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AP연합뉴스
지난 15일 발생한 자칭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 테러로 50명이 목숨을 잃은 뉴질랜드에서 추모의 의미로 마오리족의 전통춤 ‘하카’(haka)를 추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민족·이교도에 대한 증오가 낳은 참사를 사랑과 연대로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사 1주일 만인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알누르 모스크(이슬람사원) 근처에서 수천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추모식에서 가말 포우다 이맘(종교지도자)은 특별히 ‘하카 의식’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테러 후) 뉴질랜드인들이 보여준 눈물과 하카, 사랑, 연민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 ‘올 블랙’이 경기 전 하카를 추는 장면. 유튜브 동영상 캡처
하카는 주로 마오리족 용사들이 전쟁에 나가기 전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추는 것으로 알려진 전통춤이다. 여러 사람이 다리를 벌리고 서서 발을 구르거나 고함을 치며, 눈을 부릅뜨고 혀를 내미는 동작 등이 특징이다. 뉴질랜드 국가대표 럭비팀 ‘올 블랙’이 경기 전 상대방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괴성을 지르며 이 춤을 추는 장면은 유튜브에서 3500만회 이상 조회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튜 투카키 뉴질랜드 마오리위원회(Maori Council) 상임이사는 이날 영국 BBC방송에 “하카는 종종 전쟁 무용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이 춤의 주된 테마는 존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하카 춤은 마오리족 사이에서도 상황에 따라 혹은 누가 전수했느냐에 따라 춤을 추는 방식이 다르다. 지역·부족마다 고유한 하카가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수백 가지 형태가 있다고 한다.
 
상대에 대한 위협·경고라는 하카 춤의 의미도 세월이 흐르며 달라졌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영국 왕족 등 외국 귀빈이 방문했을 때 말고도 생일잔치나 결혼식, 기념일, 부족장이나 고위직 인사의 장례식 등 다양한 상황에서 하카를 춘다.
 
뉴질랜드 폭주족들이 지난 20일 이슬람사원 총격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하카춤을 추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AFP연합뉴스
뉴질랜드 학생들이 지난 20일 이슬람사원 총격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하카춤을 추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신화통신연합뉴스 
테러 참사 후 많은 학생들, 심지어 폭주족까지 인종을 초월해 하카 춤을 추면서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는 장면이 뉴질랜드인에게는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마오리위원회의 도나 홀은 “이런 장면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카는) 우리에게 발생한 일에 대한 영혼의 반응”이라며 “많은 이들이 (테러) 충격에 빠져 있는 지금 같은 때에 이런 ‘사회통합적 대응’은 우리 나라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최강 럭비팀으로 꼽히는 ‘올 블랙’에 힘입어 하카는 뉴질랜드 전역으로 확산됐다. 뉴질랜드 학생들은 마오리족 출신이든 아니든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하카를 배운다. 투카키 이사는 “지금은 뉴질랜드 역사에서 특별한 순간이며, 우리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순간”이라며 “많은 하카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확산되는 것 자체가 테러범을 키운 ‘온라인 증오’에 맞서는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마오리족은 약 600∼1000년 전 폴리네시아에서 이주하면서 뉴질랜드 역사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인의 이주가 본격화한 18세기 말 이후 마오리 인구는 급감했으나 차츰 회복했다. 현재 마오리족은 뉴질랜드 인구 약 450만명 중 14%가량을 차지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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