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 쏘나타, 너 떨고 있니?"

김준 선임기자 입력 2019.03.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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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대차 신형 ‘쏘나타’.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완전변경 ‘쏘나타’를 내놓고도 좌불안석이다. 세계 시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세단 수요가 크게 위축돼 쏘나타 판매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서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쏘나타는 엔진 등 파워트레인과 외관은 물론 첨단 기능을 대거 채택했다. 차 높이를 30㎜ 낮추면서 휠베이스는 늘려 역대 어떤 쏘나타보다 스포티한 외형을 갖게 됐다. 직분사 엔진(GDI)에 비해 힘은 떨어지지만 연비가 향상된 엔진과 6단변속기로 ‘효율’을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탑재한 기능도 많다. 예컨대 스마트폰과 연동한 ‘디지털 키’는 부산에 있는 차 주인이 스마트폰으로 디지털키를 서울에 있는 친척에 보낼 수 있다. 이 친척은 스마트폰으로 받은 키로 차문을 열고, 운전도 가능하다. 카카오 음성인식을 통해 운전자가 음성을 통해 공조 장치를 조작하고, 뉴스 등 각종 정보를 음성으로 차량에 요구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일반인도 구매가 가능해진 액화석유가스(LPI) 모델도 판매된다.

현대차는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형 쏘나타 올해 판매 목표를 7만대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6만5846대보다 6% 이상 많은 수치다. 현재까지는 계약 건수가 나쁘지 않다. 지난 21일까지 1만2323대가 사전계약됐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적잖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묻혀 세단형 차량의 판매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월 승용차 내수 판매 8만6932대 중 승용 모델은 4만4171대였다. 점유율 50.8%로 역대 최저치다. 특히 같은 달 세단형 모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1% 감소했다. 반면 SUV 판매는 14.2% 늘었다. 세단 모델의 2월 판매량은 모든 차급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경차는 16.5%, 소형은 7.1%, 중형은 11.1%, 제네시스 G80 같은 대형은 13.4% 떨어졌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 실내. 현대차 제공

반면 SUV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같은 신차가 인기를 끌면서 14.2% 늘어났다. 점유율은 세단과 달리 4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세단형 차량 점유율이 3월에는 5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형 쏘나타도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되돌리기에 역부족이며, 현대차 영업본부가 쏘나타 판매량에 적잖은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쏘나타는 2010년 15만1377대를 기록한 뒤 2014년에는 10만7836대, 2016년 8만2203대, 지난해 6만5846대로 판매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는 택시용으로 팔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택시로 사용하기 아까울 정도로 ‘상품성’이 높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 같은 판매 전략이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만대 이상 팔린 YF 쏘나타는 지금도 택시가 굴러다닐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모델로, 택시 판매가 전체 판매량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SUV 판매량이 늘면서 LF 쏘나타는 택시용을 생산했음에도 지난해 판매량이 6만대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에서는 벤츠 E 클래스도 택시로 사용하는데, 왜 쏘나타를 택시로 판매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현대차가 초기 판매 상황을 지켜본 뒤 택시 판매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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