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 나라 여배우는 정·언·재계 인사들 노리개가 아니다"..여대생들 서울지법 앞 집회

고희진 기자 입력 2019.03.24. 16:02 수정 2019.03.24.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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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 피해자 이름으로 불리지 않길”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 진상규명’ 집회에 참가한 서울여대연합 학생들이 24일 집회 장소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부근에서 유인물을 나눠 읽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여성들이 ‘장자연 성폭행 리스트’를 수사하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 이름은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 진상규명’. 주최 측은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건이 언급되지 않기 바란다는 취지로 집회 명을 이렇게 달아 신고했다. 이날 집회에는 ‘혜화역 시위’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 가능했다.

집회 시작 시간이 되자 검은색 패딩과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현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참가자들의 드레스코드(복장 규정)는 검은색이었다. 주최 측은 “고 장자연씨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담아 검은색을 드레스코드로 정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 나라의 여배우는 정·재계의 노리개냐. 연예계 성 상품화 없어지는 그날까지. 조선일보 대표이사 방상훈. 더컨텐츠 엔터 대표 김종승. 권력 남용 가해자는 똑똑히 들어라. 여성의 이름으로 너희를 징벌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다. 시위는 서울여대에 재학 중인 익명의 학생이 제안하며 열렸다. 서울권 6개 여대가 연합했고 참가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모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참가자는 “10년 전에도 우리는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 국민들의 청원에 의해 재수사가 이뤄지게 된 지금, 또다시 국민의 무관심 속에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잘못을 유야무야 덮으려는 모든 가해자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모든 가해자들에게 경고한다. 여성들은 이와 같은 사건에 침묵하지 않는다.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를 개사해 “성폭행 강요하지 말아요 여자도 사람이잖아,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진상규명 원해요”라고 불렀다. 가해자를 연상케 하는 판넬에 장난감 양궁을 던져 맞히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주최 측은 “진상조사 기간이 2개월 연장됐지만 수사가 제대로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장씨는 2009년 3월7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등을 자신의 성폭행 가해자로 폭로하는 문건을 남기고 숨졌다. 당시 조사에서 검찰은 성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달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건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 청원 글에는 이날 기준 약 69만명이 동의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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