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디서든 화장해드립니다"..차 지붕에선 '검은 연기'

이기주 입력 2019.03.24. 20:22 수정 2019.03.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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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죽으면 화장을 해서 장례를 치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식 허가를 받은 화장시설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교외에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불법 화장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차량에 고온의 소각로를 싣고 다니며 불법 영업을 하는데, 실태를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동물 화장업체가 인터넷에 올린 광고입니다.

수명이 다한 반려동물을 위해 장례를 치르고 화장까지 대행해줍니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서비스라고 자랑합니다.

[이동식 동물 화장업체 대표] "불법 (사체)매장으로 인한 토양 오염이 가속될 것이며,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저희는 이동식 화장장이라고…"

취재진이 직접 이동식 동물 화장업체에 화장을 의뢰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경기도 일산의 한 대형 야외 주차장.

업체에선 검은색 승합차 한 대와 직원을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취재진은 동물병원에서 구한 유기견 사체 한 구를 건넸습니다.

이 직원은 사체를 승합차 안으로 가져 갑니다.

차량 안엔 작은 전기 소각로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화로에 사체를 넣은 뒤 연기 흡입기를 가동시키고 급격히 온도를 올립니다.

[이동식 동물 화장업체 직원] "지금 온도가 670도, 680도 올라가고 있어요."

뜨거운 열기를 내보내느라 차량 지붕엔 구멍을 뚫었습니다.

완전히 태운 사체는 곱게 가루를 내 백자 항아리에 담은 뒤 나무 상자에 넣어 돌려줍니다.

정식 화장업체에선 20만 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자신들은 20~30% 저렴하다고 홍보합니다.

업체 직원은 차량으로 어디든 달려가 반려동물의 사체를 화장해준다고 말합니다.

이들이 말하는 이동식 화장 서비스입니다.

[이동식 동물 화장업체 직원] "저희가 다니는 각각 포인트(장소)가 있어요. 이 지역에서는 여기서 해야겠다. 하다 보면 다 포인트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나 이 과정은 모두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

동물 사체를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화장할 경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사체를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로 인해 대기오염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나 단속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동식 동물 화장업체 직원] (단속도 나오고 이런가요?) "아니요. 전혀 없어요."

사고 우려도 있습니다.

차량 안에 고온의 소각로를 설치해 싣고 다니는데, 처벌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에 화장시설을 설치한 뒤 교통안전공단에 사용승인을 요청하면 별다른 제한 없이 승인을 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법 이동식 화장업체는 전국에서 10여 곳이 영업 중입니다.

정식 화장업체는 혐오시설로 낙인찍혀 거리가 먼 교외에 있기 때문에 이용이 불편하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윤대근/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저희(고정식 화장업체)가 허가받기 되게 어려운데, 무분별하게 그 분들은 건물만 지어놓고 그냥 사업자 승인만 내고 운영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나라에서 단속을 좀 강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손쉽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의 이동식 불법 화장이 확산되고 있지만, 농림부와 환경부는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이기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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