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쇼크로 쓰러져 죽을 뻔"..헬스장에 퍼진 '위험한 주사기'

박재현 기자 입력 2019.03.24. 20:45 수정 2019.03.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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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까지 파고든 '불법 스테로이드' 심각

<앵커>

몸짱 열풍이 불면서 같이 번지는 부작용이 불법으로 주사를 맞으면서 근육을 키우는 겁니다. 저희 취재진들이 젊은 사람들이 많은 대학가 헬스장을 가봤는데, 쓰고 버린 스테로이드 주사기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장에는 효과가 좋게 느껴질지 몰라도 나중에 엄청난 부작용을 겪게 됩니다.

거침없이 간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가 부근 한 헬스장. 평일 낮부터 운동에 열심인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여느 헬스장과 다르지 않은 모습인데 헬스장 화장실을 살펴봤더니 일회용 주사기 2개와 피 묻은 거즈가 나옵니다.

[보디빌더 : 문제는 이게 시중으로 판매가 되고, 거의 강남 일대 피트니스 쪽은 거의 다 (퍼져있다고보면 됩니다.)]

헬스장 화장실에서 나온 주사기들을 경희대 약품분석센터에 맡겨 어떤 약물인지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주사기들에 들어 있던 액체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분.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급격한 근육 형성을 돕는 약물입니다.

심혈관계에 큰 무리를 주고 성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커서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전문 의약품입니다.

[홍종기/경희대 약대 교수 : (주사기의) 잔류물을 분석한 결과 트렌볼론과 스타노조롤이라는 애나볼릭 스테로이드가 각각 검출됐습니다. (약물을 사용했을 때) 심장질환과 간 독성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디서 구한 걸까. 인터넷에서 스테로이드를 검색했더니 관련 글들이 줄줄이 올라옵니다.

한 업자에게 연락하자 불과 대화 몇 번에 약이 배송됩니다.

주문한 뒤 불과 24시간도 안 돼 받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중 하나입니다.

만든 회사의 이름도, 주의 사항도 없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런 알약들만 배송됐습니다.

주로 동남아 등 해외에서 몰래 들여온 약물인데 정식 제약회사가 아니라 공장에서 임의로 제조한 걸로 추정됩니다.

[보디빌더 : 외국에서 가져오는 약물들은 회사가 뭔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를 알 수가 없어요. 이게 약물인지 어디에 쓰는 약인지를 알 수가…]

문제는 스테로이드가 강제로 호르몬을 바꾸는 약이다 보니 부작용을 억누를 수 있는 다른 약들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후 약 기운이 사라지면 거꾸로 여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데 유방암 치료제를 함께 먹어 이를 억제하는 식입니다.

[김동현/보디빌더 : 남성 호르몬을 쓰고, 유방암 치료제를 쓰고, 또 유방암 치료제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서 또 다른 기전을 쓰고… 연결 고리로 다른 약물을 계속 찾게 되는 거예요. 사용할 수밖에 없고요.]

심각한 부작용은 본인 몫입니다.

[김동현/보디빌더 : (인슐린을 맞았다가) 헬스장에서 근무 도중에 쓰러 지게 됐습니다. 저혈당 쇼크로 쓰러진 거죠. (응급조치가 없었다면) 저는 즉사했을 거예요.]

스테로이드의 중독성도 호소합니다.

[김동현/보디빌더 : 중독이 돼버릴 수밖에 없어요. 자연적으로 낼 수 있는 힘을 약물로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입국하면서 스테로이드를 몰래 들여오다 인천 세관에 적발된 경우는 최근 3년 간 8배 늘었습니다.

전체 스테로이드 밀수량은 파악조차 안될 정도입니다.

끊이지 않는 도핑 적발 때문에 보디빌딩 대회가 전국체전에서 퇴출될 정도로 스테로이드 사용이 만연한 상황.

일반인들에게까지 파고든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김현상·설치환,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종갑)   

박재현 기자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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