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협상타결 믿어..볼턴 친교만찬 배석 美관리들이 막아"

입력 2019.03.25. 02:45 수정 2019.03.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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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매파참모들의 외교업적 약화 막겠다는 생각"
2차 북미정상회담 확대회담 당시 배석해 웃음짓는 볼턴 (하노이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세번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의 2차 북미정상회담 확대회담에 배석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왼쪽)이 웃음 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ymarshal@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2일(현지시간) '추가 대북제재 철회 지시' 트윗 발언은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좌초 위기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다시 살리려는 '톱다운 해결'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만큼 대북 노선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 균열을 여과 없이 노출한 셈이기도 해 이번 일을 계기로 비핵화 해결 전망 등에 대한 '트럼프 대 나머지 참모들'의 구도가 새삼 다시 설왕설래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참모들 간에 시각차가 뚜렷한 가운데 전통적인 내부 논의 절차 대신 대통령의 트윗에 의존하는 백악관의 정책 결정 시스템 마비가 더해지면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실제 당국자들이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북미 정상의 '톱다운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우려한 나머지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친교 만찬의 배석자에서 배제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파 참모들이 '북한과의 긴장 완화' 및 '역사적 합의를 위한 기회 마련'이라는 자신의 가장 큰 외교 업적을 약화하려는 걸 막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이어져 온 강 대 강 대치국면 속에서도 여전히 북한과의 협상에 집착해 왔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의원들이나 방문객들, 그 외 다른 인사들에게 자신은 여전히 협상을 타결할 수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국에는 자신의 요구사항에 합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혀왔다고 익명의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이 회의적이긴 하지만, 자신이 '최종적 결정권자'(the ultimate decider)이며 여전히 역사적 합의에 도달하길 갈망하고 있다'는 걸 김 위원장에게 보여주려고 애써왔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간의 괴리를 우려, '돌발상황'을 막기 위해 주변 참모들이 부심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볼턴 보좌관의 대북 강경 성향을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모를 리가 없었고, 실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지난 27일 친교 만찬 자리에서 볼턴 보좌관이 배석자 명단에서 빠진 것은 당국자들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WP는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 "지난달 정상회담 기간 당국자들은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친교 만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며 "볼턴 보좌관이 논의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2+2'로 배석한 바 있다.

[워싱턴DC EPA=연합뉴스]

볼턴 보좌관은 이튿날인 28일 확대 양자 회담에는 배석했으나 당시 미국 측 배석자는 3명이었던데 반해 북측에선 2명만 배석하는 불균형 구도가 연출되면서 볼턴 보좌관 맞은편 자리는 비어있는 상태였다. 이를 두고 북한 측이 볼턴 보좌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전면에 등판, 대북 압박 메시지를 주도해왔고, 지난 21일 재무부의 대북 제재 직후에는 트위터에 직접 이를 반기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협상 상황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흐트러트리길 원하지 않는다"며 지난 22일 트윗에 대해서도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신호를 김정은에게 직접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주간지 타임도 2명의 관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당국 및 관계부처의 결론을 계속 묵살, 자신이 김 위원장과의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김정은은 내 친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지난 19일 보도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달 2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며 2차 핵 담판을 기대하는 사람은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유일하다"면서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조차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석에서 해왔다고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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