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형 부인, 병원에서 "남편, 죽겠다고 차 몰아"

최경준 2019. 3. 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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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교통사고' 추가 정황 발견.. 부인 박씨, 법정에선 "기억 안 난다" 회피

[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11차 공판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 박정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진단' 의혹 사건과 관련 친형 고 이재선씨(2017년 사망)가 '자살 교통사고'를 냈다는 추가 정황이 발견됐다.
 
<오마이뉴스>가 25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재선씨의 부인 박모씨는 지난 2014년 10월 29일 경기도 용인의 한 정신과의원을 방문, 남편에 대한 진료상담을 받았다. 당시 이재선씨에 대한 진료기록지를 보면 박씨는 "(남편이) 작년 3월에 죽겠다고 차를 몰고 박았다. 교통사고 냈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재선 교통사고 원인은?... 병원 진료기록지 등 "자살 시도"

이재명 지사는 2012년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직권을 남용해 친형 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3월 경기도 평택시에서 이재선씨가 운행하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발생한 교통사고의 원인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당시 교통사고 이전까지 이재선씨가 정신질환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이 지사를 기소했다. 반면 이재명 지사 측은 당시 교통사고가 정신질환에 의한 '자살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 이전부터 이재선씨의 정신질환 증세가 심각했기 때문에 성남시장으로서 불가피하게 '강제진단'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재선씨의 부인 박씨가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ㅁ' 정신과의원을 찾아가 '남편이 2013년 3월에 자살 교통사고를 냈다'고 말한 것은 이번 재판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친형 강제진단' 사건 관련 12차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 박정훈
 
당시 박씨를 상담한 의사의 '외래 진료기록지'에는 남편 이재선씨의 조증 증상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기록지에는 "돈을 막 쓰고 하루 종일 말하고", "조증 상태 인 듯". "입원 반드시 필요함 설명", "반드시 환자 데리고 오도록"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앞서 이재선씨는 2013년 교통사고가 나기 3일 전 같은 병원에서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실제 남편 이재선씨를 20여 일 뒤인 2014년 11월 21일 국립부곡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당시 작성한 입원기록에도 박씨가 남편의 교통사고에 대해 "자살 시도를 했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또한 이재선씨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자살 교통사고'를 냈다는 내용이 발견됐다. 이씨는 2017년 1월 5일 '새 전화'라는 익명의 인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사실 3년 반 전에 자살을 기도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관련보도 : [단독] 이재명 친형 "자살기도 했다" 생전 카톡 입수 )
 
"자살 시도"라고 했던 박씨, 증인신문에서는 "기억 안 난다" 

이재선씨의 2013년 교통사고가 '자살 시도'가 맞는다면 "이재명 친형은 2002년경 조증 증상을 보여 조증약을 받았고, 2012년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 의심자였으며, 그 증세가 심해져 2013년 결국 자해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 지사 측 주장을 뒷받침하게 된다.
 
그러나 박씨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 남편의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 "(자살 시도가 아닌)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지난 11일 열린 9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박씨는 줄곧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친형 강제진단' 사건 관련 12차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 박정훈
 
"이재선이 졸음운전을 하여 사고를 냈다는 것이냐"고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박씨는 "(사고 당시) 경찰 조서에 그렇게 쓰여 있어서다. 정확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변호인 측이 이재선씨의 국립부곡병원 입원기록을 제시했지만, 박씨는 "저 부분은 정말 기억 안 난다. 저렇게 얘기 안 한 것 같다"고 부인했다. 이재선씨의 생전 카카오톡 내용에 대해서도 "(남편이)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증인신문을 지켜보던 판사가 나서서 "과거 증인의 표현을 보면 (이재선씨에 대해) 자살 운운한 것처럼 쓰여 있긴 한데, 기억에 남편이 자살 기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박씨는 "아니다"고 답했다. "자살했다고 얘기한 건 기억 안 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박씨는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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