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촉도 자문료도 '회장님 맘대로'..KT 경영고문 지침 보니
[앵커]
KT의 채용비리 의혹과 정치권 쪼개기 후원 의혹에 이어, 어제(24일) KT가 정관계 인사들을 경영고문으로 고용해서, 20억 원을 줬다는 보도해드렸죠.
사실상 로비스트를 고문으로 고용한 셈인데, 이게 가능했던건 KT의 운영지침에 있습니다.
고문으로 누굴 결정할지, 얼마를 줄지 모두 KT 회장이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뜻대로였습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황창규 회장 취임 뒤 5년여 동안 채용된 경영 고문.
모두 14명입니다.
어떻게 채용됐을까?
2015년 시행된 KT 경영고문 운영지침입니다.
먼저 위촉 권한, 회장이 갖고 있습니다.
임원이 추천해도 최종 결정권자는 회장입니다.
차량과 사무공간, 복리후생 조건 역시 회장이 정합니다.
자문료는 한 달 수 백만 원에서 최대 2천만 원까지 네 등급으로 구분해 놨습니다.
그런데 예외적인 경우 회장이 별도로 정한다고 돼 있습니다.
운영지침에 없는 사항도 모두 회장이 정하도록 했습니다.
한마디로 경영고문 운영 전반에 대한 전권을 딱 한사람 회장에게 몰아준 겁니다.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원 : "편의적으로 '회장님 마음대로 하세요' 라고 정해 준 거나 다름없거든요. 저는 도덕적해이에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역할을 보면 고문에게 자문뿐 아니라 외부기관 인적관리를 요청할 수 있고 고문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이란 의혹이 나옵니다.
[KT 경영고문/음성변조 : "OO자문팀들이 있어서 출근하죠. 다른 데 꾸려져 있는 건 잘 모르겠는데."]
채용된 14명 가운데 한 명은 핵심 관련 기관인 방통위 고위공직자 출신인데도 고문으로 가면서 취업제한심사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前 KT 경영고문/음성변조 : "(처음엔) 승인을 안 받아도 된다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사실을 파악하고 난 뒤에는 그만둔 거죠."]
직원 2만 3천 명에 1년 매출액만 23조가 넘는 KT.
이사회 등 그 누구의 견제도 없이 '회장님 뜻대로'만 운영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정성호 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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