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태와 'KT 2인자' 연결고리는 전 노조위원장"..전 국회의원 친인척·차관급 딸도 특혜 채용 정황
김성태 딸 이력서 건넨 서유열 전 KT홈고객 사장 영장 청구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케이티(KT)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직 국회의원과 차관급 인사의 친인척도 특혜채용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김아무개(구속) 전 케이티 인재개발실장에게 김 의원 딸 이력서를 전달하며 특혜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서유열 전 케이티 홈고객부문 총괄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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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특혜채용 의혹 당사자들
26일 <한겨레>가 검찰과 복수의 케이티 관계자들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김성태 의원 딸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불합격됐는데도 최종합격해 케이티에 재직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에는 옛 새누리당 전직 국회의원 ㅎ씨의 친인척과 경제부처 1급 출신으로 차관급 대우를 받는 민간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ㅈ씨의 딸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ㅎ씨 친인척은 서류전형부터 전 과정에서 불합격했지만 최종합격해 현재 수도권의 한 고객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ㅈ씨 딸은 1차 면접에서 불합격했지만 나머지 전형에 계속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고 결국 최종합격했다고 한다. ㅈ씨는 현재 지방의 한 사립대에 재직 중이다.
검찰은 지난 1월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케이티 본사 지하 5층을 압수수색해 특혜채용과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확인 결과, 해당 자료에는 합격자 이름과 유력자와의 관계, 서류전형부터 최종전형까지 합격 여부가 적혀 있었다. 케이티 관계자는 “전 의원 ㅎ씨 친인척과 ㅈ씨 딸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게 맞다”며 “합격자와 유력자 사이의 관계, 누구 연줄을 통해 입사했는지 등이 기록된 케이티 내부 자료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혐의를 부인했다. 전직 국회의원 ㅎ씨의 친인척인 케이티 직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ㅈ씨는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 “지금 직분에 충실할 것”이라는 답을 전해왔다.
이밖에 케이티 계열사 사장 출신 인사의 자녀 등도 특혜채용 의혹 대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티의 한 고위임원은 “(2013년 초) 특혜채용된 신입사원 중에 모 그룹에서 영입돼 2009년께부터 계열사 사장을 지낸 김아무개씨의 딸이 포함돼 있다는 말이 돈다”고 말했다. 김씨 자녀는 서류전형에서는 불합격했지만, 이후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에서는 합격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검찰의 김성태 의원 딸 특혜채용 수사는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의원의 딸이 서류전형에 응시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인·적성 검사를 보고 1차·2차 면접을 통과해 최종합격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딸은 2013년 1월 정규직으로 입사하기에 앞서 2011년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계약직으로 입사했는데, 이 과정에서의 외압 행사 등은 공소시효가 지나 검찰 수사 선상에서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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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배후 어디까지 드러날까
25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유열 전 사장은 김 전 인재개발실장(전무)에게 김성태 의원 딸 등이 포함된 명단을 넘겨줘 합격시키도록 한 혐의(업무방해 등)를 받고 있다. 이석채 회장 시절 케이티의 ‘사실상 2인자’로 불린 서 전 사장은 2010~2014년 케이티 홈고객·커스터머부문 사장을 지냈다. 또 김성태 의원 딸이 입사한 2012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때 인사업무를 총괄했다.
검찰이 이미 구속된 김 전 실장의 배후로 서 전 사장을 특정한 만큼, 다음 관심은 서 전 사장과 김성태 의원을 연결해준 인물이 누구인지에 쏠린다. 케이티 노조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케이티 노조위원장을 지낸 정아무개씨가 김 의원과 서 전 사장을 연결한 창구”라고 증언한 바 있다.
전직 국회의원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출신 자녀 등이 특혜채용된 경로와 배경도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시 케이티에서 서 전 사장의 ‘유일한’ 상급자였던 이석채 전 회장에게까지 수사가 번질지가 관심이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검찰이 남중수 사장을 강제하차시킨 뒤 케이티 회장으로 취임한 이 전 회장은 ‘정치적 외풍’에 대응하고 자신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출신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고문 등을 영입했다. 이른바 ‘낙하산 회장’으로서 직원 채용 등 외부 청탁에 약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케이티 쪽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다. 이 회사 한 임원은 “현재 (특혜채용 수사와 관련한) 내부 분위기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전임 회장 시절 일이어서 큰 부담은 없고, 오히려 홍문종 의원 측근들 영입 등 황창규 회장 때 ‘낙하산’들이 어떻게 처리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유진 선담은 김완 김태규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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