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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 건물주? 건물주 위 '옥상'이 뜬다

김정훈 기자 입력 2019.03.27. 06:21

하늘과 가까운 휴식 같은 공간. 옥상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알던 출입금지 공간이 아니다. 축구공 차는 소리가 들리거나 식물들의 터전이 되고 누군가의 특별한 날을 빛내주기도 한다. 버려진 공간에서 누리는 파라다이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옥상의 이색 공간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옥상의 재발견-상] 옥상이 달라졌어요

온통 초록색 물결로 뒤덮힌 모습. 얼핏 푸른초원을 연상할 수 있지만 아니다. 대한민국 주택가, 상가를 하늘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옥상에 주로 방수페인트(초록색)가 사용돼 빚어진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 옥상 빛이 조금씩 변한다. 아파트, 상가, 주택가 등의 옥상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 시작해서다. 부족한 국토면적상 옥상이라도 활용하려는 몸부림이 커지면서 오히려 그곳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양새다.

삼청동 루프탑 카페. /사진=김정훈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옥상, 이렇게 쓸모가 많았나

대한민국 옥상의 변화가 일반 주택가에 스며들었다. 국내 빌라나 주택가 옥상은 일반인에게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아파트의 경우 소방법상 옥상문을 개방해야 하지만 주민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하길 원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은 살면서 옥상에 가볼 일이 별로 없다. 아예 그곳에 대한 용도 자체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최근 옥상에 대한 인식이 변하며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분다. 일반 주택가 옥상은 '공식 빨래터'로 사용되는 수준이었지만 작은 의자와 인공 조형물만으로도 훌륭한 정원으로 탈바꿈된다.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변화다. 옥상을 작은 텃밭으로 꾸미는 사람도 늘었다.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옥상은 '미니작물소'로 탈바꿈됐다. 이처럼 옥상은 현대인들에게 답답한 일상에서의 해방구로 여겨지며 일상의 여가장소로 각광받는다.

일반 기업들도 옥상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업들의 가장 보편화된 옥상 활용은 정원조성이다. 점심시간, 짧은 산책이 가능한 정원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증진을 돕는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유치원은 지난해 옥상을 리모델링했다. 위치 특성상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부족해 아예 옥상을 놀이터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홈플러스는 2014년부터 옥상에 친환경인조잔디를 설치했다. 지역 시민과 유소년 축구클럽 아이들이 풋살을 즐길 수 있도록 옥상을 축구장으로 개조했다.

롯데마트 옥상 태양광발전소. /사진=뉴스1 DB

옥상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곳도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9년부터 유통업체 최초로 전국 39개 점포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매년 4700MWh의 전력을 생산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친환경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 롯데마트는 옥상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설비를 앞으로 더욱 늘린다는 방침이다.

2014년 창원시는 국내 최초로 시청 옥상에 쿨루프용 페인트를 시범 시공했다. 빛의 원리를 활용한 쿨루프 페인트 도색 시 냉방비와 열섬현상 등을 해결할 수 있어서다. 창원시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쿨루프 사업을 통해 건물에 열기가 축적되는 것을 막고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는 옥상에 나무를 심어 단열하는 옥상녹화에 비해 비용적으로 매우 경제적이고 시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올해부터 다른 공공시설에도 쿨루프 페인트 시공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옥상을 바꾸려는 시도가 늘자 옥상 인테리어 관련 업체도 특수를 누린다. 실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부들의 옥상 인테리어 가격 문의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온다. 인조잔디 판매업체도 늘어난 주문에 함박웃음이다. 특히 옥상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방수, 발열 방지 등을 처리하는 업체들은 요즘 하루에도 2~3건의 시공을 하느라 분주하다.

◆옥상 카페 딜레마…단속 안하나 못하나

상권에서도 옥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 홍대입구, 삼청동을 비롯해 국내 주요상권에 위치한 상가 옥상 건물은 약속이나 한 듯 새옷을 갈아입는다. 핫플레이스를 선호하는 고객 취향에 맞춰 옥상을 아기자기한 루프탑 카페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었다. 경리단길에는 아예 골목 카페 대부분이 루프톱 형태로 운영된다.

삼청동의 한 루프톱 카페 주인 정모씨는 "요즘 날씨가 따뜻해지며 내부좌석보다 옥상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도심 속 옥상에서 느끼는 작은 낭만이 고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을지로 세운상가도 옥상을 전망대 및 고객이 머물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변화에 발 맞추는 추세다.  

하지만 상가 옥상 활용은 법망과 관련해 다소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 루프톱 카페의 경우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불법으로 영업되는 곳이 많다. 식품의약안전처 등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소는 식품위생법 37조에 의거해 지자체장 허가 없이 야외에 식탁과 의자를 놓고 음식을 판매할 수 없다. 관련법상 식품 영업허가 외 구역에서의 영업은 불법인 셈이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루프톱 관련 조례를 제정해 일부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라 전국적으로 제대로 된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루프톱 카페가 암암리에 단속을 피해서 영업을 하는 실정"이라며 "다짜고짜 단속하기에도 상인들의 매출 타격이 커 공무원도 쉽사리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5호(2019년 3월26일~4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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