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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왜 비행기사고는 났다하면 전원 사망인가요?"

김종화 입력 2019.03.27. 06:30 수정 2019.03.2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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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ET302편(B737)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7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잔해만 남은 모습이 비행기 추락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줍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난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ET302편(B737)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7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사고 이후 추락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미국 보잉사의 'B737 MAX8' 항공기의 소프트웨어 결함 등 기체 결함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들이 제기됐습니다. 이 기종은 지난해 10월29일 라이언에어 추락 사고와 동일한 기종입니다.


사고 이후 5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기에 다시 추락, 첫 기체를 인도한 지 22개월 만에 두 번의 대형 사고를 낸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기체결함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지요.


세계 주요 국가들은 사고 이후 안전문제를 이유로 'B737 MAX8' 기종의 자국의 영공통과를 금지하는 등 이 기종 항공기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이 기종의 운항과 자국내 영공통과를 금지시켰고, 인도네시아는 동일 기종의 영공통과 금지는 물론 영구 퇴출을 선언했습니다.


이 사고 이후 한 독자께서 이메일을 보내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데 어디 추락하더라도 살 수 있도록 무슨 조치를 취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면서 "안전장치가 어떻게 돼 있기에 사고났다하면 200명, 300명이 전원사망인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비행기 추락사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해왔습니다.


이 독자는 또 "비상탈출을 하든지, 기체속도를 늦춰서 안전착륙을 하든지....왜 비행기사고는 났다하면 전원사망인가요?"라고 문의하셨습니다.

탈부착식 캡슐 비행기가 비상시 승객석을 분리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 사고는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체결함'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일 기종의 사고 이력 때문이지요. 이번 에티오피아항공처럼 추락하는 경우 탑승자들의 생존 확률은 어떨까요? 뉴스에서는 100% 사망으로 많이 보도됩니다. 그러나 보도되지 않은 여러 사고들의 통계를 보면 비행기 추락사고로 인한 생존확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과학을 읽다]비행기 사고 생존 확률은?' 편에서 이에 대해 알려 드린 바 있고, '[과학을읽다]여객기에는 왜 낙하산이 없을까?' 편에서는 비행기에 낙하산을 설치할 수 없는 이유와 각종 안전장치에 대해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


AP통신사가 몇 년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테러 등을 제외한 전세계 상업용 비행기 승객 1억명당 사망자 수는 약 2명에 불과합니다. 영국의 BBC는 2006년 10월 1983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에서만 568대의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이 비행기에 탔던 승객 5만3487명 중에서 5만1207명이 생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무려 95%가 살아 남은 것입니다. 2003년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비행기를 탈 때 사고가 나서 사망할 확률은 자동차 사고의 65분의 1에 그친다고 밝혔습니다. 어디에, 어떤 식으로 추락하느냐에 따라 탑승객들의 생존확률이 달라지겠지요.


비행기에 승객이 매고 뛰어내닐 수 있는 낙하산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중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릴 만큼 여유로운 상황 조성도 안될 것이고, 훈련받지 않은 승객이 낙하산으로 뛰어내린다고 해도 생존확률이 그다지 높기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사전 철저한 정비 등 안전에 대한 철저한 대비겠지요.


다만, 이런 추락사고에 대비해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는 항공기 제작기술이 선보였던 적은 있습니다. 2015년 우크라이나 항공우주 공학자 블라디미르 타타렌코는 추락할 수밖에 없는 긴급 상황시 비행기 동체에서 객실이 통째로 분리되는 항공기를 설계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기체에서 분리된 탈부착식 캡슐 비행기의 승객칸이 낙하산으로 무사히 착륙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승객이 탑승하고 있는 객실이 캡슐처럼 비행기 동체에서 슬라이드 방식으로 미끄러지듯이 분리되고, 분리된 객실은 낙하산이 펼쳐져 지상이나 바다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으며, 수하물도 객실 밑 특수공간에 보관돼 비상탈출 이후에도 안전하게 되찾을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바다 위에서는 객실 바로 밑에 고무 튜브를 장착해 충격을 흡수하고 물 위에서 잘 떠 있을 수 있고, 지상에 착륙할 때는 낙하산이 기체 하강 속도를 늦추고 튜브가 쿠션기능을 해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고 합니다.


지금의 비행기보다 훨씬 더 안전할까요? 인디펜던트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첨단 기술에 대해 지지 의견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서로 갈렸다고 합니다. 특히 이전 비행기와 달리 분리형이어서 접합부와 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골조가 엄청나게 약하게 만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타타렌코 씨가 실시한 설문지에 따르면 조사대상 승객의 95%가 더 비싸더라도 이 비행기를 타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비행기가 실제로 제작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지적한 '약한 프레임'에 대한 문제와 비싼 제작 비용 때문입니다. 'workcrazy' 독자님 궁금증이 좀 풀리셨나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