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디에 원전 기술 이전 비밀리에 승인

박효재 기자 2019. 3. 2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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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자력발전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비밀리에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이 여섯 건의 기술 이전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관련 문서 사본을 입수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리 장관의 승인으로 미국 기업들은 발전소에 들어갈 장비 선적을 제외한 예비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어느 기업이 어느 정도까지 기술 이전 예비작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승인 대상으로 추정되는 IP3인터내셔널은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사우디에 최소 원자력발전소 2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이 같은 거래를 조용히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원전 건설 계약을 두고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러시아도 경쟁하고 있다. 사우디는 올해 말 최종 낙찰 기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정부가 비밀리에 기술 이전을 승인한 것은 사우디와 계약을 성사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자력법 123조에 따르면 미국 민간 업체들은 다른 국가로 기술을 이전할 경우 의회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미 체결된 계약이라도 의회 표결로 무효화될 수 있다.

원전 기술은 핵무기 개발 기술로 발전될 수 있어 거래가 최종 성사될 경우 중동지역에서 핵무기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해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사우디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비밀리에 핵무기를 제조할 핵분열 물질을 만드는 두 가지 길, 즉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막는 미국의 기준에 반대해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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