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감축 늑장..현대제철 또 '배출왕'
[경향신문] ㆍ석탄발전 제외 2년째 1위
ㆍ2017년 4년 전보다 95% ↑
ㆍ환경단체, 저감 대책 촉구
ㆍ“설비 증가 탓…개선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8일 오전,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서울의 한 대기업 사옥에서 비틀거렸다. “시민들은 숨 막히는데 기업들은 미세먼지를 펑펑” 뿜어내는 것을 비판하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퍼포먼스였다. 해당 기업은 산업 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에 오른 현대제철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기업의 대기오염물질 대폭 감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현대제철은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 사업장 중 석탄발전을 제외하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력소비량도 5년째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산업 부문이 전국 미세먼지 배출원 1위로 국내 배출 비중의 38%를 차지하고, 현대제철은 2017년 기준 산업 부문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 1위”라며 “현대제철은 10기가 가동 중인 태안 석탄화력발전소보다도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2017년 기준 4년 전에 비해 95%나 폭증했다는 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동안에도 오염물질 배출은 계속해서 늘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미세먼지 배출량이 486t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배출량 227t의 두 배였다.
환경운동연합은 “현대제철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다량 배출업종 대기오염 배출허용기준 강화조치 관련 예외시설로 인정받아 1년의 유예기간을 버는 등 미세먼지 저감에 계속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법적인 미세먼지 허용기준치를 맞추는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지만 2013년 제3고로 가동, 2014년 현대하이스코 합병, 2015년 특수강공장 준공 등 거의 매년 새로운 설비를 가동하면서 미세먼지 발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며 개선작업을 벌이는 중이어서 2020년이면 2016년 미세먼지 발생량의 40%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힘 새 당대표에 장동혁···‘도로 윤석열당’ 퇴행
- [속보]김용범 “엔비디아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반도체 제공 논의”
- 트럼프 옆의 개신교·통일교·마가·극우···‘숙청·혁명’ 발언, 진원지는 어디일까
- “2주 전부터 준비”···‘강훈식 비서실장 급파’ 의문이 풀렸다
- “덕분에 자유롭고 당당해졌어”···지구 21바퀴를 걸어, ‘눈’으로 찾아온 안내견
- [시스루피플] “가자지구 모든 곳에 고통이 있다”···매일 가자지구 보도한 여성 기자, 공습으
- 스트레이 키즈 “지난 7년은 이어달리기 같기도, 높이뛰기 같기도 해”
- ‘홍준표 방해’ 등 매년 ‘시끌’ 대구퀴어축제, 올해는 별탈없이 열릴까?
- 주한미군 전남친의 교제폭력…의심한 한국, 보호한 미군 [플랫]
- ‘K뷰티 역직구’ 불씨 지켜라···미국 ‘소액 소포 관세’ 대응 나선 화장품 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