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황교안, 김학의CD 말에 귀 빨개져" 황 "CD 얘기 안해"

유성운 2019. 3. 2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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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2013년 3월 초 경찰이 줘
박영선 후보자와 CD 공유했다"
한국당 "경찰, 3월 19일 CD 확보"
입수 시기 내사보다 빠른 것 지적
황교안.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동영상 CD를 둘러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이의 진실 공방이 일파만파다.

박 후보자는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2013년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국회로 찾아온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동영상 CD를 앞에 꺼내서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발언 시점은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이라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택(턱)도 없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그러자 과거 법사위에서 박 후보자와 함께 ‘박남매’로 불리며 활약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박 후보자의 지원사격에 뛰어들었고, 한국당이 방어에 나서면서 사태가 커지고 있다.

박영선. [뉴스1]
① 황-박 무슨 대화 오갔나=27일 박 후보자의 발언이 나온 직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후보자와) 자주 만났지만, CD를 본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박 후보자도 발언 후 몇 시간 만에 “CD를 보여준 건 아니다. (CD는) 책상에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되려 박 후보자의 ‘말 바꾸기’ 논란으로 번졌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재차 페이스북을 통해 “(동영상) CD를 같이 보지는 않았지만 당황해서 얼굴은 물론 귀까지 빨개지며 자리를 뜨던 그날 오후의 대표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다”며 “이제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② CD 입수 시점과 경위는=박 후보자 측은 황 대표와 만난 날짜로 2013년 3월 13일을 지목하고 있다. 이틀 전 장관으로 임명된 황 대표가 인사차 들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013년) 3월 초 경찰 고위 간부로부터 CD 동영상, 녹음테이프, 사진을 입수해 박영선 의원과 공유했다”며 “(영상 속에서 김학의 전 차관 구분도)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학의 전 차관의 내정 발표는 2013년 3월 13일 오전이고, 임명은 3월 15일”이라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내정 발표된 3월 13일까지 동영상을 손에 넣지 못했고, 내사 착수 직후인 19일에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측이 동영상을 입수한 시기가 경찰의 내사 착수보다 빠르다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③ 황, CD 사전에 인지했나=‘박남매’ 측은 황 대표가 동영상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박 의원은 그 증거로 2013년 6월 17일 법사위 회의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회의에서 박 후보자는 “그동안 김학의 차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황 증거와 이야기들이 있었음에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황교안) 장관님은 김학의 차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을 다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당시 국회방송을 보면 박 후보자 발언 때 황 장관이 미묘하게 눈을 깜빡거리면서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거리는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황 대표와 박 후보자가 CD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음을 인정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황 대표는 동영상 CD 시청은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인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 법사위원장인 박 후보자와는 자주 만났다면서도 “다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다 기억할 수 없다. CD를 보고 그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저한테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 분은 여러 명 있다”며 “하지만 중요한 건 초기에 김 전 차관을 임명할 때 검증을 거쳤고, 그때는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여권이 김학의 사건의 본질과 무관하게 자꾸만 동영상 사전인지 여부를 쟁점으로 몰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김경희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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