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해찬 "책임지고 조선산업서 성과"
나경원 "오만한 정권에 경고 보내야"
'일자리 창출' '심판론' 막판 표심 호소
보수쪽 텃밭이던 통영·고성지역
최근 변화 바람..민심도 엇갈려

4·3 보궐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경남 통영시엔 국제음악제, 굴 축제, 꽃 나들이 축제가 한창이었다. 시민들은 만개한 벚꽃을 마음에 품으려 쏟아져 나왔고, 여야 지도부는 그 시민들의 표심을 품으려 벚꽃 핀 통영으로 몰려갔다.
“양문석 후보를 뽑아주면 집권여당이 책임지고 올가을까지 통영의 조선산업에서 성과를 내겠습니다.” 31일 도심 곳곳을 누비며 게릴라 유세에 나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집권당’의 힘을 강조했다.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당 의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날 봉평동 거리 유세에 나선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통영과 고성에 일자리 1만개를 만들겠다. 양 후보가 당선되면 책임지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을 시켜 지역 예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후보는 “1년만 일하게 해달라. 일자리 1만개를 못 만들면 잘라버려도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에선 이날 ‘비박계 좌장’ 김무성 의원이 통영을 찾아 정점식 후보와 함께 유권자들의 손을 잡았다. 김 의원은 “현장 반응이 정말 좋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전날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 10여명이 몰려와 세몰이를 했다. 나 원내대표는 통영중앙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멍게를 함께 먹었다. 그는 여당의 ‘일자리 창출’ 구호에 맞서 “좌파 독주를 막아야 한다. 오만한 정권에 경고를 보내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4·3 보궐선거 사전투표 현장에서도 유권자의 표심은 엇갈렸다. 고성군 고성읍사무소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50대 남성 ㄱ씨는 “1년짜리인데 특별한 기대가 있겠냐”며 “밀던 사람을 밀어야 한다. 선거할 때 여러 공약을 해도 결국 공수표더라”고 했다. 한아무개(70)씨도 “이군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죄를 지은 건 용납할 수 없지만, 문재인 정부가 실정하고 있지 않나. 경제와 안보에서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통영시 봉평동주민센터 사전투표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에게서는 고성 유권자들과는 다른 미묘한 차이가 감지됐다. “무조건 자유한국당을 찍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도 나왔다. 통영에서 40년을 살았다는 박아무개(71)씨는 “양 후보도 통영 토박이로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이다. 조선업 불황 탓에 많은 사람이 떠났는데, 경제 살리기에는 아무래도 여당이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50대 남성 ㄴ씨는 “선거 결과가 박빙으로 나올 것 같다. 자유한국당이 후보 경선에서 통영 출신 서필언 예비후보 대신 고성 출신인 정 후보를 사실상 전략공천한 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통영·고성이 대대로 자유한국당의 ‘텃밭’이긴 하지만, 양 후보와 정 후보의 출신지가 각각 통영과 고성으로 갈린 탓에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지난주 초까지 진행된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정 후보가 양 후보를 10~15%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선거인 수를 변수의 하나로 꼽는다. 통영 유권자는 10만9500여명으로, 고성(4만6100여명)의 2.37배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자리를 독식하면서 민심의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통영·고성 보궐선거는 자유한국당이 ‘이겨야 본전’인 곳이지만, 선거를 위해 경남에 상주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낸 정 후보는 과거 공안검사 시절부터 ‘황교안 키즈’로 불릴 만큼 인연이 깊다. 정 후보가 국회에 들어오면 황 대표의 당내 입지도 한층 강화된다. 통영·고성 거리의 흐드러진 벚꽃처럼, 정 후보와 황 대표도 오는 3일 만개할 수 있을까.
통영 고성/글·사진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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