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첫 압수수색은 늘 의외의 곳..'김학의 수사단'이 겨눈 곳은

박태인 입력 2019.04.01. 11:59 수정 2019.04.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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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수사단 곧 첫번째 강제수사 나설듯
역대 대형수사, 첫 압수수색 선정에 신중
최순실 특검 '복지부' 드루킹 특검 '구치소'
"수사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부분 드러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8월 2일 오후 경남도청 김경수 경남도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모습. [뉴스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 등 관련 사건을 수사할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청주지검장)'의 첫 강제수사 대상은 어디가 될까.

여 단장을 포함해 부장검사 3명 등 13명의 검사가 투입돼 사실상 특별검사(특검) 규모로 구성된 수사단은 주말간 사건 기록을 검토하며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소시효 논란이 있는 만큼 이르면 주중 첫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검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피의자들이 예상하기 어렵지만 증거를 숨겨둔 곳과 수사의 최우선순위를 고려해 장소를 선정한다"며 "첫번째 압수수색에서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야 향후 수사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대 특검과 검찰 수사단의 첫 압수수색은 의외의 장소지만 수사의 핵심 대상을 겨눈 경우가 많았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행·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규명할 수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1일 오전 수사단이 차려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특검은 출범 당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하며 청와대와 삼성간 뇌물 의혹에 대한 핵심 연결고리를 파고들어갔다. 이후 문형표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특검의 첫번째 구속자가 됐다.

드루킹 특검도 출범 당일 '드루킹' 김동원씨가 머물던 서울구치소와 그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드루킹 일당의 '말 맞추기'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당시 특검 관계자는 "첫번째 압수수색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불필요한 수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수사가 마무리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 군·검 합동수사단의 첫번째 민간인 압수수색 대상도 수사의 핵심 대상이었던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자택이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김학의 사건의 경우 첫번째 압수수색 대상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며 "지금 수사팀에서 최우선적으로 밝혀내야 할 의혹과 관련된 장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재판 중인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대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지난해 5월 15일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 전 이사장은 '최순실 특검'의 구속 1호였다. [연합뉴스]
검찰 내부에선 '김학의 사건' 수사단의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자택은 물론 2013년 당시 김 전 차관의 수사를 맡았던 경찰과 검찰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김 전 차관의 1·2차 수사를 맡았던 경찰과 검찰 관계자들의 사무실과 자택도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초 안미현 검사가 수사 외압의혹을 제기한 뒤 별도의 수사단이 구성됐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도 출범 직후 2017년 강원랜드 수사를 지휘했던 최종원 당시 춘전지검장과 검사 등 6명의 사무실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김 전 차관 의혹 대부분이 2007~2013년 사이 발생해 공소시효가 넉넉지 않거나 이미 지났고 상당수의 증거가 폐기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사의 난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김 전 차관의 성폭행 혐의는 이미 검찰에서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했고 법원에서 재정신청도 기각돼 수사에 착수하려면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검찰 최고의 '특수통'으로 불리는 여환섭 단장도 이날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동부지검에 출근하며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지적에 "법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다.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수사단은 검찰 과거사위가 우선 수사 권고대상으로 포함한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와 김 전 차관 임명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의 수사 외압 의혹은 물론 김 전 차관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역시 수사단을 출범하며 수사 대상을 '김 전 차관 관련 사건'으로 폭넓게 정의했다.

여 단장의 상사였던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를 잘 한다는 여 단장이 맡았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수사"라며 "언론에서 제기되는 수많은 의혹 중 실제 기소가 가능한 죄롤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지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