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증인석 앉은 현직판사 "임종헌, 박근혜 좋아할 문건제목 정해"
이호재 기자 입력 2019.04.03. 03:00 수정 2019.04.03. 11:02"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사법연수원 16기·수감 중)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면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이 문서로 작성하는 일종의 납품 형태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의 5회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43·31기)는 이렇게 말했다.
정 부장판사는 2013∼2015년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했고,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을 작성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311호 중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의 5회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43·31기)는 이렇게 말했다. 임 전 차장의 얼굴은 점점 붉게 상기됐다.
○ 현직 판사, 직속상관에 대한 첫 법정 증언

정 부장판사는 2013∼2015년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했고,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을 작성했다. 임 전 차장의 신임을 받았지만 현직 판사로는 처음으로 법정에서 임 전 차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임 전 차장이 판사들의 검찰 진술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거부하자 검찰 측은 정 부장판사 등 전·현직 판사 100여 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과 2m 남짓 떨어진 증인석에 앉았다.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아 임 전 차장과 서로의 표정까지 볼 수 있는 거리였다. 정 부장판사는 증언을 하다 종종 임 전 차장을 쳐다봤지만 임 전 차장은 시선을 피했다.
○ “林, 정부-여당서 긍정 평가자료 뽑아라” 지시
2014년 10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항소심 효력정지 결정 재항고이유서 검토’ 문건 작성 이유를 정 부장판사는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당시 임 전 차장이 “청와대가 전교조 사건을 최대 현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역풍이 불 수 있다. 사법부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며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정 부장판사는 “문건엔 사법부의 권한이 남용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 비밀스럽게 작성돼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2015년 7∼8월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를 앞두고 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수감 중)을 위해 생산된 문건의 제목인 ‘과거 왜곡의 광정(匡正·바로잡아 고침)’에 대해선 “임 전 차장이 박 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문구로 직접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건 작성 전) 임 전 차장이 정부와 여당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자료를 뽑아 달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정 부장판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52·수감 중)의 1심 재판장이었던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던 성 부장판사로부터 수시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 林 “당시 상관으로 책임감 느낀다”
정 부장판사는 “(재판과) 맞바꾸거나 거래하려는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방안을 전제로 문건을 썼다”면서 재판거래 의혹은 부인했다.
임 전 차장은 재판 도중 정 부장판사에게 직접 질문을 했다. 임 전 차장은 “증인과 오랜 인연이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만나 마음이 무겁다. 이런 상황에 처한 것에 대해 당시 상관으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의 업무 등에 대한 간단한 질문을 던진 임 전 차장은 “제가 자꾸 감정이 격해지는 거 같아서 그만 질문하도록 하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지시 사항이 적혀 있는 정 부장판사의 업무수첩 3권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임 전 차장은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검찰이 발견한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의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증거로 채택했다.
이호재 hoho@donga.com·김예지 기자
- "동맹 편에 확실히 서라" 美, 방미 앞둔 文에 청구서
- 中 견제 안보전략 한국 동참하라고 공개압박 나선 美
- 한미 공중훈련 '맥스선더'도 사라진다
- 美국방부 "핵무기 선제타격 금지정책 반대, 北-中-러 억지력 약화시킬수도"
- 靑 마이웨이..與 일각서도 "조-조 꼭 지켜야하나"
- '국회 2석' 넘어선 PK민심 가늠자..막판 터진 돌발 변수 어디로 튈까 '주목'
- 盧정부때 시작했는데 '4대강 적폐' 몰려..'해체 1순위' 꼽힌 세종보 가보니
- 입만 열면 욕했던 과거 정권과 별반 다르지 않은 文정부..점점 멀어져 간다
- 국민정서 불지르는 '靑참모의 입'..與 내부서도 "너무했다" 불만
- SK 창업주 손자, 경찰체포 전날에도 대마 폈다..혐의 추가
많이본 뉴스
- 뉴스
뉴스
- 1위"걸리면 100% 죽는다"..상륙하기도 전에 "초비상"
- 2위[단독] 여론 잠잠해지자 '반격'.."술 한잔 하잔 게 무슨 죄"
- 3위"차라리 은행에 묻어둘걸"..참을 수 없는 '수익률'
- 4위[단독] 마약의 길에 그가 있었다..좁혀가는 'A'씨 포위망
- 5위[단독]한번 걸려도, 스무 번 걸려도 7만원..이런 과태료 정당한가요
- 6위MB 영포빌딩서 찾은 '경찰 불법사찰'..박 정부도 불법 정황
- 7위[우주를 보다] 외계인 침공?..노르웨이 밤하늘에 펼쳐진 우주쇼
- 8위문형배 "이석기 사면 신중해야..북한은 주적"
- 9위강원도 산불에도 '김제동 방송'..文대통령, KBS '질타'
- 10위"상속채무에 생활고 힘들어" 어머니 살해 30대 13시간 만에 자수
- 연예
-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