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벚꽃으로만 한 해 1조6000억원 외화 빨아들이는 중"

서승욱 2019. 4.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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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공원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 관광객
벚꽃때문에 日찾는 4월 관광객이 연중 최다
6조원 넘는 경제효과 4분의1이 외국인 효과
유명 가이드북 '일본 벚꽃 특집'앞다퉈 소개
스시나 닌자 못지 않게 '사쿠라'인지도 상승
도호쿠 등 지방 관광객 폭증,지방 활성화도

"외국인들이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일 겁니다. "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우에노(上野)공원의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밤 일본 도쿄의 벚꽃 명소인 메구로가와. 서승욱 특파원

3월말~4월초 하나미(花見·벚꽃구경)를 위해 공원을 찾는 이들이 330만명에 달하는데, 이중 외국인들의 숫자가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벚꽃나무의 가지를 잡아당기는 매너없는 외국인들 때문에 영어로 표기된 안내문을 붙이거나, 경비원을 평소의 3배로 늘리는 수고를 감당해야 하지만 어쨋든 일본관광업계는 벚꽃의 효과를 톡톡하게 보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우에노 공원 뿐만이 아니다. '메구로가와(目黑川)' 등 전국의 벚꽃 명소마다 외국인들이 꽉꽉 들어차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벚꽃 명소인 메구로가와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다. 서승욱 특파원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3119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 별로는 벚꽃관광객이 몰려드는 4월이 29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3년 이후 줄곧 하계 휴가철인 7월 관광객이 가장 많았지만,이번에 처음으로 4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벚꽃때문에 일본을 찾는 4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일본 관광업계는 해석한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벚꽃 명소인 메구로가와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다. 서승욱 특파원
아사히 신문은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경제학)간사이대 명예교수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하나미의 경제효과는 전국에서 약 6500억엔(6조5000억원)에 달했고, 이중 외국인관광객으로 인한 효과가 4분의 1(1조6000억원)정도 였다"고 보도했다.
외국인들에게 랜드마크로 인기가 높은 ‘도쿄 스카이트리’의 지난해 경제효과 8300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벚꽃 관광객 증가와 관련해 아사히 신문은 일본정부관광국(JNTO)관계자를 인용해 "전세계적인 여행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을 비롯, 수년전부터 각국의 관광가이드와 TV프로그램에 일본의 벚꽂을 소개하는 특집들이 늘어난 것이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들 가이드북엔 "벚꽃이 피면 이를 보기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이런 낭만은 불과 1~2주밖에 지속되지 못한다"며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취지의 문구가 담겨있다고 한다.

벚꽃구경을 위해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이 SNS에 올리는 글과 사진의 효과도 크다.
그래서 과거 일본을 대표했던 ‘스시(SUSHI)’나 ‘닌자(NINJA)’ 못지않게 ‘사쿠라(SAKURA)’의 지명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벚꽃 명소인 메구로가와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다. 서승욱 특파원
벚꽃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과 술,대화를 나누는 일본식 벚꽃축제 문화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쳐진다는 분석도 있다.

‘벚꽃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일본 관광업계는 외국인들이 열광할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후지산과 벚꽃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플랜이 특히 인기라고 한다.

지난달 30일 벚꽃축제가 열린 일본 요코하마 지역. 서승욱 특파원
지난해 4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분석하면 아오모리(靑森,57.5%)현,미야기(宮城,85.1%증가)현,후쿠시마(福島,64.9%)현 등 도호쿠(東北)지방에서 특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도호쿠관광추진기구등에 따르면 지역 내 벚꽃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지난 3년간 620만번 이상 재생됐다.

일본내에선 "벚꽃의 효과가 지방경제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벚꽃이 향후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이란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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