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으란 말, 대안이 있어?"..일회용품 규제, 자영업은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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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서 족발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정부가 배달음식에도 일회용품 규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노량진역 인근에서 한 족발 프랜차이즈점을 운영중인 이모씨는 "정부가 친환경을 외치지만 말고 (소상공인들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 모델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라면서 "무작정 (일회용품을) 쓰지 말라고 한다면, 그만큼 가격을 올리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겠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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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서 족발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정부가 배달음식에도 일회용품 규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그는 “음식 그릇을 다시 찾아오라는 소린데, 인건비 등 여러 가지로 감당이 안 될 것”이라며 “(정부가) 무작정 규제 식으로 나온다면 다 죽으란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비책은 충분히 이야기가 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환경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현재 관련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올 상반기 구체적인 규제 품목들과 가이드라인을 정할 방침이다. 사실상 '배달'도 정부의 일회용품 정책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 정도로 하루 2000만개 가량의 일회용품이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두고 찬반양론도 팽팽하다. 급속도로 커지는 배달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배달 역시 일회용품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 입장에선 일회용품 규제 문제는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력과 시간이 더 투입되는 만큼, 최저임금과도 맞물린 문제가 된다. 용기 자체를 다회용이나 대체재로 바꾸는 대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여전히 풀기 힘든 난제다.
앞선 김씨 매장의 주문 절반 이상은 배달이었다. 기자가 질문을 하는 와중에도 배달대행 직원이 다녀가며 음식을 받아 갔다. 테이크아웃 고객도 찾아, 노부부 2명이 적은 인원으로 이를 겨우 감당하고 있었다. 김씨는 “일회용품 규제가 시작되면, 설거지 등 회전율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최저임금도 올라 알바생을 둘 여력도 없다”라고 걱정했다. 이를 듣던 그의 아내는 “정부의 뜻은 이해하지만, 대안을 마련해주는 것이 먼저 아니냐”라고 말했다.
인근의 떡볶이 프랜차이점도 걱정이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국물이 많은 음식들은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매장 사장 성모씨는 “마음 같아선 직접 냄비들 들고 찾아가 가서 담아 드리고 싶다”면서도 “답답하다. 종이 재질의 용기를 쓰더라도 속비닐에 담아야 해서 결국 대체재 사용도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홀이 잘 되는 다른 매장들은 이미 배달을 않고, 매장 판매만 하고 있다”라고도 귀띔했다.
야식집을 운영 중인 송모씨는 아예 업종 전환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배달대행 인건비도 아까워 가족 몇몇 이서 근근이 가게를 운영 중인데 그 이상은 어렵다”면서 “(규제가 시작한다면) 컵밥 판매 등으로 업종을 바꿔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야간에는 인건비도 비싸 야식 업종에선 더 큰 타격이 전망된다. 기본 메뉴에만 보통 4개, 많게는 10개의 플라스틱이 쓰였다. 요리와 반찬, 국물 등 숟가락 젓가락은 인원에 따라 더 늘어난다.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공감했으나, 이를 '규제'로 해결한다면 현실적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분리수거를 더욱 활성화해, 기존의 재활용 관련 산업을 강화시키거나, 친환경 용기 개발 등의 선(先)대책이 먼저 마련되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노량진역 인근에서 한 족발 프랜차이즈점을 운영중인 이모씨는 “정부가 친환경을 외치지만 말고 (소상공인들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 모델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라면서 “무작정 (일회용품을) 쓰지 말라고 한다면, 그만큼 가격을 올리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겠냐”라고 꼬집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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