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최신형 레이더도 30km미만 거리서 겨우 포착 '하늘의 지배자'

정충신 기자 2019. 4. 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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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부착된 스텔스 전투기 F-35A가 3월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출발, 한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국내에 처음 인도되는 F-35A 2대는 같은 날 오후 충북 청주 제17전투비행단에 도착했다. 방위사업청 제공

韓 도입 계기로 본 ‘스텔스기’의 모든것

1회 급유로 北전역 전략자산 타격후 귀환…年유지비 54억 ‘부담’

전파·적외선 등 위치신호 줄여

敵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아

F-35A, 최신 기술 적용 스텔스

지상·공중·해상 모든 위협 대응

907㎏ 유도폭탄 2개 탑재 가능

미사일보다 파괴력 등 성능 월등

對北 ‘전략표적 타격’ 핵심전력

수도권 위협 장사정포도 무력화

총 360대 보급…韓 8번째 보유

日, 총 147대 순차적 도입추진

공군, 4~5월중 F-35A 전력화

2021년까지 총40대 실전배치

구매비보다 운용유지비 부담

최고가 전투기 F-15K의 2배

美·英‘무인기와 합동전투’연구

40대로 2240곳 타격도 가능해

‘하늘의 지배자’라는 별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2대가 3월 29일 충북 청주 제17전투비행단에 도착하면서 한국도 드디어 스텔스기 보유국 반열에 올라섰다. 전 세계에서 8번째다. 올해로 창군 70년을 맞이한 공군이 역대 최고 성능의 전략무기를 도입한 셈으로, F-35가 전력화되면 공군의 전략 패러다임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 레이더에 감지가 잘 안 되기 때문에 다양한 작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F-35A 스텔스기는 앞으로 40여 년간 통일을 준비하고 불특정 및 잠재적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으로, 군의 전략 및 작전개념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국이 이 같은 전략적 유용성을 갖춘 스텔스 전투기를 보유하게 되면서 동북아에서 공중 전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텔스기를 보유·운용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일본·중국에 이어 한국까지 가세하면서 동북아의 하늘은 세계 최대의 스텔스기 경연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 5세대 스텔스기

스텔스기는 흔히 알려진 상식과 달리 ‘보이지 않는’ 전투기는 아니다. 저피탐(低被探) 기능으로 적 레이더에 덜 걸리는 비행기라는 게 더 정확하다. 저피탐 기능은 전파, 적외선, 가시광선, 소리 등 적이 비행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조준하는 데 쓰이는 모든 신호를 크게 줄이는 기술이다. 이 덕분에 적에 탐지되기 전에 먼저 적을 탐지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행기에 가장 중요한 스텔스 성능은 적의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전파 스텔스 기능이 가장 중요한데, F-35는 레이더 스텔스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 밖의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최신형 레이더도 F-35는 30㎞ 미만의 거리까지 가까이 와야만 겨우 탐지할 수 있을 정도다. 적 전투기, 대공 미사일, 레이더, 전자전 장비에 탐지되기 전에 상대방을 먼저 탐지할 수 있고, 적의 대공 방어막이 강한 곳을 피하거나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적 영공을 통과할 수 있는 셈이다.

2. F-35A는 어떤 스텔스기

F-35A는 현존하는 스텔스 전투기 중 가장 발전된 기술이 적용된 최신 기종이다.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 나이트호크(Night Hawk)는 말만 전투기였지, 미리 정해진 지상 벙커나 건물에 레이저 유도 폭탄만 투하 가능한 공격기였다. 본격적인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Raptor)는 스텔스 상태를 유지하면서 공중전을 벌이기에 가상 공중전에서 거의 무패를 기록한 강한 전투기지만, 지상 공격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스스로 지상의 표적을 찾아 공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해외 수출용이기도 한 F-35는 F-22처럼 스텔스 기능을 유지하면서, 탑재된 AN/APG-81 AESA(능동 전자주사) 레이더와 전자광학 추적센서(EOTS)로 적 항공기, 지상 고정 표적, 탱크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전투함 등 거의 모든 지상, 공중, 해상 위협에 대해 대응할 수 있다. 초음속 비행 성능, 가속 성능 및 상승능력 등 비행기의 기동성은 F-22보다 일부 떨어지지만, 같은 무기를 장착한 F-16보다 F-35의 민첩함을 비교하면 F-35가 몇 배나 빨리 선회나 급기동을 할 수 있다. F-35는 단순히 F-22의 저가 보급형 전투기가 아닌 셈이다.

3. 총 생산대수

제조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은 2018년 F-35 생산 목표인 91대를 생산 완료했다. 현재까지 생산한 대수는 499대다. 록히드마틴 측은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해 초기 생산가의 60% 이상을 절감했다”며 “2020년까지 기체 생산가를 8000만 달러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지금까지 7개 국가에 360대 이상의 F-35를 인도 완료했다. 현재 전 세계 기지 16곳에서 조종사 760여 명, 정비사 6900여 명이 F-35 운용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 이스라엘, 일본에 이어 F-35가 도입되는 8번째 국가다. 아시아 국가로는 호주가 총 100대의 F-35를 도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2018년 12월 호주에 첫 F-35 2대가 윌리엄타운 호주왕립공군기지에 도착했다.

4. 무장과 파괴력

F-35 스텔스기는 순항미사일의 1000파운드(453㎏) 탄두보다 더 크고 강력한 2000파운드(907㎏) 유도폭탄 2개를 탑재할 수 있다. 이 유도폭탄은 스스로 이동하는 지상 표적을 추적하고 식별해 공격할 수 있어 미사일보다 효과와 파괴력이 훨씬 뛰어나다. 공대공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도 탑재 가능하다. SDB인 GBU-39, GBU-53 등은 광학콘크리트 1.2∼1.8m를 관통할 수 있고 북한의 이동식미사일발사대를 타격할 수 있다. 스텔스기의 최대 속력은 마하 1.6이며, 최대 항속거리는 2200㎞, 전투행동반경은 약 1200㎞다. 청주 기지에서 평양까지 약 300㎞, 신의주까지 약 500㎞임을 감안할 때 내부 연료탱크만으로도 적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북한 전역의 미사일기지 등 전략자산을 타격하고 귀환할 수 있다.

5. 킬체인 및 탐지 능력

F-35는 스텔스 기능 때문에 적 미사일을 탐지, 추적, 파괴하는 일련의 작전개념인 ‘전략 표적 타격’(옛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특히 전자광학·분산개구 적외선 추적 시스템(EO-DAS)을 이용해 공중에서 백두산 삼지연 인근 노동미사일기지에서 발사한 미사일 궤적을 이지스 구축함보다 먼저 탐지할 수 있다. F-35 도입으로 우리도 이지스함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패트리엇(PAC)-3,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과 연동해 미사일방어(MD) 탐지·타격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 전력을 개전 초기에 무력화시키고 북한의 지휘통제 시설이나 견고한 항공기 엄체호(적의 폭격 등을 대비해 견고하게 만든 시설물), 야전 배치 기갑부대들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표적 체계들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6. 막대한 유지비용

F-35의 가장 큰 문제는 운용 유지 비용이다. F-35는 원래 F-16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가격과 비용이 F-16보다 훨씬 비싸다. 특히 구매 가격보다 유지 정비 비용이 더 부담스럽다. 2017년 12월 기준 전투기 연간 운용 유지 비용은 KF-16이 15억 원인데 반해 F-35는 54억 원이 넘는다. 우리 군에서 가장 비싼 전투기인 F-15K의 연간 운용 유지 비용 약 28억 원과 비교하면 2배 정도인 셈이다. F-35는 전용 시뮬레이터의 가격이 1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매우 비싸다. 조종사용 시뮬레이터뿐만 아니라 정비사를 위한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도 있는데, 이는 F-35 실제 기체를 비행하거나 수리하지 않아도 꾸준히 조종사와 정비사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복잡하고 정밀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경제성을 생각해 볼 때 F-35를 위한 이런 훈련장비에 더 투자해 유지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군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7. 향후 추가 도입 여부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호주에 이어 3번째 F-35A를 도입한 국가다. 중국의 J(젠)-20을 포함한 스텔스기 보유로 따지면 아시아에서 4번째다. 스텔스기가 국내에 도착한 것은 2014년 3월 7조4000억 원을 투입해 F-35A 40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뒤 5년 만이다. 인수 작업을 위해 공군은 2017년 말부터 전투기 조종사들을 미국으로 파견해 비행훈련을 시켰고, 이 결과 지난해 7월 미국 루크 공군기지에서 한국 조종사가 처음으로 F-35A 단독비행 훈련을 했다. 이번에 도착한 F-35A 라이트닝 Ⅱ는 공군이 미국에서 지난해 말까지 인수한 6대 중 5, 6번째 기체다. 공군 자체 수령절차를 거쳐 4∼5월쯤 전력화될 예정이다. 또 공군은 매달 2대씩 국내로 가져온 뒤 올해 말까지 10여 대를 전력화하고,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40대를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F-35 20대, 또는 4.5세대 F-15X를 추가 도입하는 차기 전투기 도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F-35 계열을 추가 도입한다면 미 해병대가 한·미 연합훈련 때 운용하는 수직이착륙기 F-35B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F-35B가 이착륙하려면 신형 마라도함의 갑판 재질 보강 등 개조·개장이 필요하다.

8. 공군 전략 패러다임 변화

미국·영국·일본 등은 F-35 1대가 대량생산용 무인기 XQ-58A 발키리와 같은 소형 무인공격기 6대를 현장 지휘하며, ‘무인기와 합동전투’를 전개하는 능력을 연구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무인기마다 8발의 SDB를 탑재할 경우 F-35A 40대면 한꺼번에 2240개의 전략 표적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도입을 고려 중인 노르웨이제 합동타격미사일(JSM·Joint Strike Missile)과 영국제 미티어(Meteor) 미사일을 우리도 도입하게 되면, F-35는 경기도 상공에서 평양과 원산에 있는 배와 건물을 동시에 공격하거나, 독도·이어도 등의 분쟁과 대만해협 해상수송로 보호를 위한 최강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중국의 항모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최강의 억제력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셈이다.

9. 日, 총 147대 도입 확정

일본은 중국의 군사 강국 부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2월 F-35A를 아오모리(靑森)현 미사와(三澤) 항공자위대 기지에 이미 실전 배치했다. 또 일본은 2020년까지 F-35A 총 4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F-35A 63대와 해병대용 F-35B 42대 등까지 총 147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F-35B를 도입하기로 한 일본은 이즈모급(2만6000t급) 호위함에 F-35B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지난해 1월 F-35A 배치 기념식에서 “주변국(중국)이 항공 전력 근대화와 군사력 증강을 급속히 진전시키고 있다”며 “F-35A 배치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지난해 말 방위계획대강에 F-35B 도입 계획을 못 박는 한편, 105대를 추가 구매해 모두 147대를 도입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10. 中, J-20 독자 개발

중국은 지난해 2월 독자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을 산둥(山東)반도에 배치했다. 또 중국은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을 항공모함 기반형으로 변경한 기종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20은 스텔스 기능과 엔진 출력 등 핵심 기능은 F-35에 못 미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J-20이 배치된 곳이 산둥반도와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 비행훈련기지, 동부전구 공군부대 ‘왕하이(王海)대대’ 등 3곳이라는 점에서 무시 못할 전력이라는 평가다. 특히 산둥반도에서 J-20을 출격시킬 경우 F-35B 12대가 배치된 일본 이와쿠니(岩國)기지에 30분 안에 닿을 수 있다. J-20은 최고속도 마하 1.8에 전투 행동반경이 2000㎞로 추정된다. 적외선 탐색추적(IRST) 센서와 강력한 성능의 다중위상배열(AESA) 레이더, 조종사에게 각종 데이터를 송신해주는 동체 곳곳 다수의 카메라, 미사일 경보장치, 전자전 장비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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