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상공 '국산 항공기'로 지킨다..원주 제8전투비행단[르포]

김성진 2019. 4.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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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기로 시작한 공군 올해로 창설 70 주년
항공기 하나 없던 나라에서 이제는 수출국
국산 항공기만으로 구성된 국내 첫 비행단
FA-50, KA-1 등으로 완벽한 영공 방위 임무
정비도 손수..국산 시뮬레이터로 훈련까지
"국산 항공기로 임무 수행해 큰 자부심 느껴"
【원주=뉴시스】FA-50 경공격기가 강원도 원주 제8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2019.04.07. (사진=대한민국 공군 제공) photo@newsis.com

【원주=뉴시스】김성진 기자 = FA-50 국산 경공격기가 길이 9000ft(피트)의 활주로 위를 단숨에 날아올라 시야에서 사라졌다. 한쪽에서는 임무를 마친 FA-50 공격기들이 순차적으로 착륙했다.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3일 오후 국산 항공기를 운용해 최전방 영공을 방위하는 강원도 원주 공군 제8전투비행단(8전비)을 방문했다.

공군은 70년 전 미군이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L-4 항공기 몇 대를 인수해 시작했지만, 오늘날에는 공중급유기를 비롯해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까지 운용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아울러 발전된 국내 항공기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한 순수 국산 항공기로만 무장한 전투비행단까지 꾸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이날 방문한 8전비는 국산 경공격기 FA-50 40여 대와 KA-1 전술통제기 20여 대 등 국산 항공기로만 구성된 국내 첫 번째 전투비행단이다.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B를 운용하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도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8전비가 운용하는 국산항공기 FA-50 전투기는 T-50 훈련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마하 1.5(음속의 1.5배)까지 날 수 있고 최대 2시간 동안 체공이 가능하며, AIM-9 공대공유도탄과 AGM-65G, JDAM, KGGB 등 공대지 유도탄을 운영한다.

【원주=뉴시스】FA-50 경공격기가 강원도 원주 제8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2019.04.07. (사진=대한민국 공군 제공) photo@newsis.com

또 고속 전술데이터링크(LINK-16)를 갖춰 실시간 전장 정보 공유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 레이더 및 열추적 미사일의 추적을 따돌기 위한 방어장비인 전자방해책 투발장치(CMDS) 등을 탑재해 생존 능력까지 뛰어나다.

여기에 야간시각영상체계가 장착돼 야간 공격 임무도 할 수 있다. 최근 공중급유기가 도입되면서 공중에서 급유를 할 수 있는 개량형까지 개발 중이다.

FA-50은 이날도 공대공 훈련을 수차례 실시했다. 부대 관계자에 따르면 FA-50은 중앙방공통제소(MCRC)로부터 예상 기종 등 적의 정보를 받고 가상모드를 통해 기총 및 기동 훈련 등을 한다.

훈련은 실무장 훈련과 거의 다를 바 없이 진행되며, 상대 기종이 우위에 있을 경우 대처나 근접전(Dog-fight) 경험 등을 통해 조종사 기량을 향상시킨다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국산 훈련기 KT-1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KA-1 전술통제기도 눈에 띄었다. KA-1은 최대 속도 350노트, 최대 3시간30분을 체공할 수 있는 프로펠러기다. 12.7㎜ 기관포와 2.75인치 공대지 로켓으로 무장한다.

【원주=뉴시스】강원도 원주 제8전투비행단 소속 정비사들이 KA-1전술통제기를 점검하고 있다. 2019.04.07. (사진=대한민국 공군 제공) photo@newsis.com

KA-1은 전반적인 공중상황을 통제하는 근접항공지원(CAS) 임무를 맡으며, 해군 함정의 유도를 통해 야간 해상 침투를 저지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국산 항공기들의 공중 임무가 분주하게 이뤄지는 동안 지상에서의 정비도 바쁘게 돌아갔다. 8전비 정비 격납고에서는 비행시간 200시간을 기록한 항공기들에 대한 주기 검사가 꼼꼼하게 이뤄졌다. 이날도 FA-50과 T-50B, KA-1 등의 정비가 진행됐다.

재킹(jacking) 장비로 들어올려진 FA-50의 밑으로 들어가 랜딩 기어를 연신 점검하는 정비사들의 이마에 땀이 흘러내렸다. 공군 관계자는 "주기 검사뿐만 아니라 기체에 결함이 있을 시에는 수시로 정비 격납고에서 직접 정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상 훈련 역시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개발한 국산 비행시뮬레이터를 통해 하고 있었다. 조종사들은 대형 돔 형태의 시뮬레이터에서 실제와 동일한 전투기 콕핏(cockpit)에 앉아 비행 절차를 숙달하고 악기상이나 결함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했다.

이와 함께 8전비는 국산항공기 운용의 '전초기지' 역할 뿐만 아니라 최전방 영공을 감시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8전비는 MDL까지 5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북부 핵심 기지 중 한 곳이다.

【원주=뉴시스】강원도 원주 제8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FA-50 경공격기가 공중에서 기동하고 있다. 2019.04.07. (사진=대한민국 공군 제공) photo@newsis.com

원산, 곡산, 황주 등 북한의 주요 공군기지로부터 전투기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언제든 '스크램블'(Scramble·비상출격)을 할 태세를 갖춰야만 한다.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8전비 비상대기실은 조종사와 정비사들이 교대로 근무하며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만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적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오산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가 전투비행단에 스크램블 명령을 하고, 전투조종사들은 8분 내 출격을 실시하게 된다.

언제 스크램블이 발령될지 모르기 때문에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대기실에서 수시로 작전 준비태세를 점검한다. 대기실을 벗어날 수 없으며, 식사도 배달되는 음식을 먹는다.

특히 조종사는 G-슈트(중력복)를 비롯한 조종 장구를 착용한 채 대기실에서 밤을 새워야 한다. 부대의 한 관계자는 "화장실을 갈 때에도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원주=뉴시스】강원도 원주 제8전투비행단 소속 정비사들이 FA-50 경공격기를 지상 격납고에서 점검하고 있다. 2019.04.07. (사진=대한민국 공군 제공) photo@newsis.com

비상대기 중인 조종사들은 이날 오전에도 한 차례 비행을 하고 왔다고 전했다. 조종사들은 G-슈트를 입은 채 비행이나 전투임무에 필요한 사항을 정리해 놓은 니보드(Knee board)를 차고 언제든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조가 스크램블 명령이 나오면 다음 조가 들어와서 비상대기를 하는 방식이어서, 조종사들의 긴장도나 피로도가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비상대기 임무를 수행한 장현택(32) 대위는 "FA-50 전투기의 최신화된 항전장비와 데이터링크 능력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장상황을 인식하고 표적을 획득해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며 "우리 손으로 만든 우수한 국산 항공기로 비행훈련을 받고 조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창규 제8전투비행단장(준장)은 "공군은 우리 군과 국가안보의 핵심전력"이라며 "영공 방위에 이상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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