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들, "입사 지원" 유혹 여대생 성범죄 잇따라

김태균 2019. 4. 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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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 도쿄의 사립대를 졸업한 여성 A(22)씨는 한창 직장을 구하던 재작년 봄, 모르는 남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그는 남성 직장인에 의한 성희롱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낮시간에 카페와 같은 개방적인 장소에서 만날 것을 여대생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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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올해 일본 도쿄의 사립대를 졸업한 여성 A(22)씨는 한창 직장을 구하던 재작년 봄, 모르는 남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당시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의 남성 직원을 한 명 소개받았다. 입사 성공을 위한 정보와 노하우를 얻어보려는 바람에서였다.

그 남성은 “일이 많다”는 핑계로 저녁시간에 술집에서 만날 것을 요구했다. 1차에 이어 2차로 데려간 바에서 그는 A씨에게 독한 술을 먹인 뒤 강제로 입맞춤을 하며 자기 집에 가자고 했다. A씨는 “정보는 없이 순전히 자기 자랑만 늘어놔서 자리를 떠버리고 싶었지만, 자기도 채용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하니 강하게 뿌리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나는 그때 당한 일을 다 극복했는데, 평생 마음에 상처로 남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여자 대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을 얻을 목적으로 만난 남성 직장인들로부터 당하는 성희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도쿄신문이 6일 보도했다.

지난달 1일 일본 도쿄 분쿄구에서 열린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기업 채용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도쿄 교도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지난 2월에는 대형 건설회사 오바야시구미 남성 직원(27)이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취업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대학생과 직장인간 만남을 연결하는 스마트폰앱에서 여대생을 만났다. 그는 처음 보는 여대생에게 “업무 설명은 아무래도 컴퓨터를 보며 해야 한다. 면접에 대비한 지도도 해주겠다”며 자기 집을 사무실이라고 속여 데려가 추행을 했다. 지난달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대기업 스미토모상사 남성 직원이 여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난폭한 행위를 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당한 뒤 구속됐다.

최근에는 특히 오바야시구미 사건에서와 같이 스마트폰 만남 주선 앱의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직장인이 자신의 출신대학과 현재 근무회사 등 정보를 등록하면 재학생들이 검색한 뒤 연락해 만나는 방식의 앱이다.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기업 또는 업종의 살아있는 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지만, 여성을 유인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으로 등록하는 직장인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학생 취업을 지원하는 하나마루 캐리어종합연구소 우에다 아케미 대표는 “여대생의 경우 원래 여성 직장인을 만나야 처우 등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지만, 직장 여성은 수가 적을뿐 아니라 육아 등에 신경쓰느라 좀체 만나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그는 남성 직장인에 의한 성희롱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낮시간에 카페와 같은 개방적인 장소에서 만날 것을 여대생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기업들은 사내 성추행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취업 준비생 성추행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다”며 “여학생 성추행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사원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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