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드라이버가 사라진다"..커지는 공유車시장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19. 4. 8.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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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카셰어링·카헤일링‧라이드셰어링 시장, 연간 30%↑
모빌리티 업계 시장 선점 속 완성차 업계 뒤늦게 참전 중
택시-카풀 논란 속 국내외 차량공유 업체 간 간극 커져
카쉐어링 쏘카 (사진=쏘카 제공)
해마나 30%씩 급성장하고 있는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 '골드만삭스'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 차랑공유 서비스 시장이 2017년의 8배인 14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터줏대감 격인 모빌리티 기업은 물론 완성차.ICT 기업들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1위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중국 차량공유시장 1위 '디디추싱'의 IPO(기업공개)가 현실화되면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은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모빌리티 기업 독주 속 ICT‧완성車 기업 속속 참전

우버와 리프트 등 모빌리티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ICT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ICT 업체 중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12월 100억 달러(우리 돈 약 11조4천억 원)를 투자해 우버의 최대주주가 됐고, 중국의 디디추싱과 인도의 '올라', 동남아의 '그랩 '등 권역별 1위 차량공유업체를 지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SKT는 국내 차량공유업체 '쏘카'의 2대주주(최대주주는 이재웅 쏘카 대표)이고,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업체 그랩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차랑공유서비스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공유 업체에 투자하거나 월정액을 내면 자사의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차량구독(Vehicle.Car subscription) 서비스로 차량공유서비스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BMW와 볼보, 벤츠, 포드, 캐틸락, 포르쉐 등 상당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제넥시스, BMW가 MINI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차를 소유하는 것을 말을 소유하는 것과 같아질 것"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에 이렇게 다양한 산업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이들이 몸담은 시장의 흥망과 관련이 깊다.

특히 완성차 산업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2017년보다 100만 대 감소했다. 반면 세계 공유 자동차 이용객은 지난해 3분기 약 10억 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7억 명) 대비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차량 소유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옅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16세 인구 가운데 운전면허를 취득한 비율은 26%로, 약 30년 전(약 50%)보다 크게 줄었다. 미국의 운전면허 취득 가능 나이는 16세다.

IT전문기자 카라 스위셔(Kara Swisher)는 뉴욕타임즈에 "차를 소유하는 것은 말을 소유하는 것과 같아질 것"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에서 차량 공유의 성장과 차량 소유의 감소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차량 공유를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로 꼽기도 했다.

특히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5G(5세대 이동통신)이 올해부터 상용화되면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가능성도 커졌는데, 이 역시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을 성장시킬 기폭제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운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혁신전략연구소 차두원 정책위원은 "최근 라이드셰어링(ride-sharing) 등 자동차가 공유경제 사업 핵심으로 등장하면서 앞으로 완성차 업체도 기존 소비자 위한 차량 개발과 판매뿐 아니라 자동차 공유업체를 위한 차량 설계, 모빌리티 산업 서비스 진입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각종 규제에 "차량공유 서비스 산업 투자는 해외 업체로"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은 택시 등 기존 산업의 반발로 관련 업체들의 손발이 사실상 묶여있는 상황이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쏘카'나 '그린카'처럼 하나의 자동차를 여러 명이 나눠 쓰는 '카셰어링(car-sharing)'와 '카카오택시'처럼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카헤일링(car-hailing)', '풀러스' 등 자동차를 함께 타는 '라이드셰어링(ride-sharing)'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데, 우리나라는 카셰어링을 제외한 차량공유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국내 기업들 조차 국내 업체보다는 해외 업체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그랩과 인도의 2위 차량공유 업체인 '레브' 등에 전략적인 투자했고, 카카오도 '리프트'에 투자를 단행했지만 이들의 국내 업체 투자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전체적인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하드웨어(완성차 생산 및 판매)에서 소프트웨어(차량공유서비스 등)으로 이동하고 있고, 기존 비지니스 방식에 머무르다간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렌터카 업체가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관련 산업 관심 업체들은 데이터 축적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국내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국내 기업들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해외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 수천억을 쏟아부을 수 있는데 이를 해외에 쏟아부으니 국내에서 생길 수 있는 일자리가 생기지 못한 것"이라며 "카셰어링과 카헤일링은 공유경제와 연관된 가장 핵심인데 정부가 협상력을 발휘해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자동차 산업 전체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량공유 서비스가 거대한 흐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외 업체 간 간극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 중재역할이 시급해 보인다.

쏘카 여선웅 새로운규칙그룹 본부장은 "리프트나 우버 같은 모빌리티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미래형 자동차)를 규정하지 못하는 여객운수법과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등 과거의 규칙을 버리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게 어렵다면, 네거티브 규제 방식만 적용돼도 모빌리티 산업의 토대는 마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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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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