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일본 "빈집 느는데 집값은 올랐다"

KBS 2019. 4. 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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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답변]

우리나라에서 내 집 마련, 참 쉽지 않죠.

그런데 단돈 천 원에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앵커]

솔깃해집니다.

실제로 그런 집이 있습니까?

[답변]

네, 바로 일본 얘기인데요.

그런데 헐값에도 아무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일본 고베에서 차로 한 시간 떨어져 있는 한 농촌 지역입니다.

부서진 대문부터 떨어진 명패, 무성한 잡초까지 사람이 살지 않은 흔적이 역력한데요,

10년 넘게 방치된 빈집입니다.

[오쿠이/은행 직원 :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도 손주들은 오지 않죠. 그들이 세상을 떠나면 결국 집이 버려지는 겁니다."]

이러한 빈집을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3.3 제곱미터 당 20만 원.

저렴하게 내놨지만, 문의조차 없다고 합니다.

[앵커]

싼값에 집을 파는데도 매수자가 전혀 없다는 거군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0원, 그러니깐 공짜로 집을 주거나 집주인이 아예 웃돈을 얹어주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넓은 거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온천이 딸린 이 이층집의 가격은 과연 얼마일까요?

100엔, 우리 돈으로 천 원입니다.

[부동산 중개인 : "(천 원이면 살 수 있나요?) 사실, 실제 가격은 10원입니다."]

최근엔 공짜 매물도 넘쳐납니다.

일본의 한 부동산 사이트에선 가격에 "0원"이라고 적힌 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아키타 현에선 집주인이 오히려 정리 비용 5백만 원을 주는 조건으로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앵커]

공짜로 집을 파는 사람이 많은 걸 보니 그만큼 빈집이 많다는 얘기일텐데, 관련 통계가 있습니까?

[답변]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 전역의 빈집은 약 820만 채로, 전체 주택의 13.5%에 달합니다.

문제는, 빈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인데요.

2033년이 되면 2천백만 채가 넘는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세 집 중 한 집꼴로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된다는 거군요,

빈집이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일본인들의 생활 패턴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대중교통 등 편의성이 잘 갖춰져 있는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도쿄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도쿄권 인구가 약 13만 9천 명 늘어났습니다.

15~29세, 그러니까 젊은 층의 유입이 두드러졌습니다.

[야마다 류타/고베시 관계자 : "일본 인구는 도쿄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 외 도시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실업 문제를 겪고 있어 모두 도쿄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65년에는 전체 인구가 8천8백만 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CNN은 2040년이 되면 일본 전역에서 9백 개가 넘는 마을이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본의 빈집 문제,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 여러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빈집 은행'이죠.

지자체가 직접 나서 빈집 판매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겁니다.

대부분 공짜이거나 저렴한 가격인데요,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집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를 수리하는데 돈이 만만찮게 들어갑니다.

보조금을 주는 지자체가 일부 있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집을 유지하는 비용도 필요하고요,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인 겁니다.

[마에다 미노루/변호사 : "토지는 자산 중에서도 관리 비용과 세금을 생각했을 경우 나쁜 자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각종 세금도 내야 합니다.

주택과 토지를 소유할 경우 보유세를 내야 하는데, 세율이 1.4%입니다.

자녀에게 상속하거나 양도했다면 여기에도 10% 가산세가 붙습니다.

이 때문에 집을 아예 포기하거나 버려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깁니다.

그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일본 집값은 어떻습니까?

부동산 시장이 괜찮은 편인가요?

[답변]

얼마 전, 일본 국토교통성이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지가를 공개했는데요.

전국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1.2% 상승해 4년 연속 올랐습니다.

평균 가격을 올린 것은 상업집니다.

특히 도쿄, 오사카 등 3대 도시권이 5.1%, 후쿠오카 등 4대 중핵도시들은 9.4% 넘게 땅값을 끌어 올렸습니다.

관광지도 크게 올랐습니다.

삿포로 인근 마을은 58% 이상 상승했고, 오키나와의 경우엔 집값도 20%가량 급등했습니다.

[마스다 히로야/前 일본 총무성 장관 : "주요 업무 지구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주변 지역과 소도시에는 빈집이 많아지고 땅값은 하락했습니다."]

[앵커]

빈집 문제를 해결할 다른 카드가 필요해 보입니다.

당국의 대응 어떻습니까?

[답변]

각 지자체에선 최근 빈집을 직접 보수해서 숙박 시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빈집도 없애고,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입니다.

일본 군마 현에 위치한 한 마을입니다.

이곳에는 빈집만 무려 3백 채에 달하는데요,

민박집, 카페 등으로 탈바꿈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모리히라 요시유키/간라쿠초 부정장 : "생활하는 느낌으로 머물면서, 우리 마을의 장점을 알게 돼 여기에 살아볼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젊은 층 유입을 위해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지난해에는 빈 땅에 학교나 공원 등 생활 지원 시설을 짓도록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1년 이상 된 빈집이 전국에 126만 채나 있죠.

남의 이야기로만은 들리지 않네요.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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