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사망원인 폐섬유화증?..폐가 딱딱해지는 질환

음상준 기자 2019. 4. 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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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병원에서 별세한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의 사망원인으로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고인이 숨지기 전 폐가 딱딱하게 굳는 증상을 겪었다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폐 전문의들은 조 회장이 70세 고령이라는 점, 최근 몇 년간 가족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려 증상이 악화됐을 가능성을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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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동일질환..환자들 호흡곤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병원에서 별세한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제공)/뉴스1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병원에서 별세한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의 사망원인으로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고인이 숨지기 전 폐가 딱딱하게 굳는 증상을 겪었다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폐암환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발병 원인이 불분명한 폐질환으로 꼽힌다. 직업적, 환경적, 유전적, 방사선 노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될 뿐이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지난 2011년 위해성이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도 폐섬유증으로 대거 사망한 사례가 있다.

폐섬유화증 환자들의 증상은 말랑말랑한 고무풍선 같은 폐가 점점 굳는다. 여성보다 남성환자가 2배가량 많은 것도 특징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위험요소는 흡연과 항우울제 복용, 역류성식도염, 중금속과 나무가루 흡입, 바이러스 감염 등이지만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유전적인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에 걸리면 움직일 때마다 호흡곤란 증상을 겪는다. 폐에 염증이 생기고 딱딱하게 굳으면서 기도와 폐에 자극을 주고 마른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다만 가래는 생기지 않는다. 오랫동안 호흡곤란 증상을 겪으면 저산소증이 올 수 있고,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곤봉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인간의 폐는 한쪽을 제거해도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폐섬유화증 환자들이 뒤늦게 진단받는 이유다. 대부분의 환자는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흉부 방사선 검사를 받으면서 우연히 병을 발견한다.

이 병을 진단하려면 폐기능검사와 흉부방사선, 고해상도 단층촬영(HRCT), 기관지내시경,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조직검사 등이 필수다.

치료법으로는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제, 세포독성약물, 항섬유화약물 등을 환자에게 처방한다. 다만 이런 치료법이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약물치료로 낫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폐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예후는 환자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환자들의 평균 5년 생존율은 30~50%에 불과하다. 이는 암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이 올초까지 비교적 정정한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숨진 것을 두고 다른 원인질환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폐섬유증은 증세가 서서히 진행되고 말기에는 인공호흡기를 장착하는 등 일생생활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폐 전문의들은 조 회장이 70세 고령이라는 점, 최근 몇 년간 가족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려 증상이 악화됐을 가능성을 지목한다.

서울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한 교수는 "폐가 굳는 것은 폐섬유증뿐 아니라 다양한 폐질환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노인들은 건강해 보여도 갑자기 증세가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폐 전문의는 "진료기록을 보지 않아 섣불리 특정질환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폐가 굳은 노인들이 갑자기 증세가 나빠져 숨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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