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마저 경기 침체..유로존, 글로벌 성장둔화 진원지 되나

박병률 기자 2019. 4. 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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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독일, 차산업 수축·제조업 지수 급락…이탈리아, 2분기 연속 성장률 후퇴
ㆍ유럽, 브렉시트·이탈렉시트 등 불확실성 지속…한국 경제 악영향 불가피

독일과 이탈리아 경제가 올 들어 빠르게 식어가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유럽 19개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 경제의 엔진인 독일이 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순조롭게 매듭지어지지 못할 경우 유로존은 당분간 침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고,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8일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163억유로로 시장 전망치(190억유로)에 미치지 못했다. 무역수지는 187억유로로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173억유로)를 웃돌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였다. 수출은 전월 대비 1.3% 감소했고, 수입은 1.6% 줄었다.

독일 5대 경제연구소는 지난 4일 독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전망했던 1.9%에서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7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치가 반토막 난 것은 글로벌 성장둔화와 브렉시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독일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난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전 분기 대비)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는 마이너스 0.2%, 4분기는 0%였다. 독일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국내총생산(GDP)의 14%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의 침체 때문이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의 수요 둔화, EU의 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치며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독일 자동차 주문전망지수를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독일 자동차 산업은 수축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독일의 제조업지수(PMI)가 올 들어 7.4포인트 급락하며 조사 대상국 30개국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독일의 수출부진은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독일 가계부문의 소비부진이 계속되며 성장기여도가 낮아진 반면 4분기 가계저축률은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 수준에 도달했다. 경기가 불안할 것이라는 우려로 가계가 지갑을 닫았다는 의미다.

이탈리아는 역성장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마이너스 0.1% 성장을 하면서 2분기 연속 성장률이 후퇴했다. 주요국들의 경제가 나빠지면서 유로존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전년 같은 분기(0.7%)와 비교해보면 3분의 1 토막 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7%(전년 대비)에서 1.1%까지 낮췄다. ECB는 전망치 추가 하향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황재철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노딜 브렉시트, 대미 관세협상,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등 잠재적 위험요소들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유로존 경기는 올해 내내 둔화국면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국가들이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와 재정위기 불안감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펼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ECB의 완화정책은 경기에 완충 역할을 하겠지만 (완화정책에 한계가 있어) 방향성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 경제가 장기불안으로 갈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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