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100억.. 300억.. 투자 몰리는 독서 스타트업

강동철 기자 2019. 4. 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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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모임·구독 스타트업 급성장
유료 모임 트레바리 회원 1만명, 전자책 구독 밀리의서재 70만명
넷플릭스식 구독 모델 접근 쉬워.. 경험 공유 익숙한 2030에 인기

독서 모임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트레바리는 지난 2월 소프트뱅크벤처스, 패스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트레바리는 카카오 출신인 윤수영 대표가 2015년 창업한 기업으로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 토론 모임을 주선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4개월 이용 요금만 19만·23만·29만원이지만 1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이 트레바리에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한다. 현재 개설된 모임 수도 280개가 넘는다. 트레바리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는 모임 수가 4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독서 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에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독서 토론을 하는 모습. 트레바리는 공통된 주제와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유료 독서 모임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레바리

밀리의 서재·리디북스·퍼블리 등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독서·책 관련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인 종이책 시장은 줄어들고 있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전자책 시장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들은 구독 서비스와 독서 모임 등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독서도 구독… 1만원 내고 수천권 읽어 독서 스타트업들의 주무기는 전자책과 구독이다. 2016년 창업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단순히 전자책을 1권씩 팔지 않고 넷플릭스식(式) 구독 모델을 적용했다. 매월 9900원만 내면 3만권이 넘는 소설·경제·경영 서적 등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다. 밀리의 서재는 서비스 2년 만에 가입자 수가 70만명을 훌쩍 넘겼다. 이 중 77%가 2030세대다. 또 작년에는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젊은 회원들은 영화나 드라마, 음악처럼 매월 사용료를 내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전자책을 구독하는 데 거부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전자책 스타트업인 리디북스의 월정액 모델인 '리디 셀렉트'도 비슷하다. 리디 셀렉트는 리디북스 서비스에서 별점 4점(5점 만점) 이상 받은 전자책 4000여 권을 월 6500원에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리디북스는 현재 33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리디북스 관계자는 "전자책 단말기인 페이퍼와 구독 서비스를 결합하니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훨씬 올라갔다"고 말했다.

퍼블리는 월 2만1900원을 내면 마케팅·IT(정보기술)·패션·법·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사진·동영상과 함께 제공한다. 기존에 출간된 책을 전자책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유료 서비스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유력 언론사의 칼럼이나 시리즈를 번역한 콘텐츠도 있다.

◇독서 모임에서 인맥도 쌓아

독서 스타트업들의 인기는 편의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밀리의 서재·리디북스·퍼블리 등이 도입한 월 정액 모델 덕분에 어떤 책을 구매할지 선택하는 독자의 고민을 없애줬다. 1권에 1만∼2만원이 넘어가는 책을 전부 구매할 필요 없이 다양한 책을 조금씩 읽어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책을 선택해 읽는 것이다. 대부분 스마트폰 앱이나 전용 전자책 단말기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책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도 없앴다. 이렇다 보니 독서량도 늘어나고 있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회원들은 월평균 8권씩 책을 읽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성인 평균 독서량이 연 8.3권이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10배 이상이다.

전자책 기업 리디북스가 서비스하는 월 정액 구독 모델인 리디셀렉트의 서비스 화면. /리디북스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개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데 익숙한 젊은 소비자가 독서 모임에 열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레바리는 독서 모임 하나당 20여 명의 회원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를 주 1∼2회씩 가진다. 서로 다른 시각도 공유하고 새로운 지식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독서 모임에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인맥도 쌓을 수 있다. 회사원 김수진(33)씨는 "모임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학교 선생님, 대기업·중소기업 직장인 등 여러 직종의 사람들을 사귈 수 있어서 회비가 아깝지 않다"고 했다. 박종태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T(정보기술)에 친숙한 2030세대는 스마트폰·태블릿PC로 전자책을 보는 독서 문화에 친숙하다"며 "줄어드는 독서 인구로 해마다 위축되는 출판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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