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오바마 정책 뒤집기' 견제구에 걸린 쿠바 야구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정책 뒤집기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쿠바 야구선수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트럼프 정부는 8일(현지시간) 쿠바 선수들의 미 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메이저리그와 쿠바야구연맹이 지난해 12월 맺은 협약을 무효화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쿠바야구연맹은 최근 미국 프로야구와 계약이 가능한 17∼25세 선수 34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협약 무효화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쿠바야구연맹은 쿠바 정부 소속이어서 현행 법률 하에서는 쿠바야구연맹과의 거래가 불법이라는 게 협약 무효화의 이유다. 협약에 따르면 쿠바 선수들은 연봉 외에 별도로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의 100%를 받을 수 있고 메이저리그 구단이 그 중 25%를 쿠바야구연맹에 지급하게 돼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쿠바 정부에 의한 인신매매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2015년 이뤄진 쿠바와의 국교 수립은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우는 대표적 외교 치적 중 하나다. 오바마 정부는 쿠바야구연맹이 쿠바 정부 소속이 아니라면서 쿠바 선수들의 미 프로야구 진출에 길을 터줬다. 쿠바 선수들이 미 프로야구 도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쿠바에서 탈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합법적 진출의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쿠바 제재를 일부 복원하는 등 취임 초기부터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번 조치 또한 오바마 정책 뒤집기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은 “쿠바와의 화해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라고 평했다.
쿠바야구연맹은 트위터를 통해 “메이저리그와의 협약은 인신매매를 막고 협력을 촉진하고 야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동기로 이미 체결된 협약을 공격하는 것은 선수들과 가족들, 팬들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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