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꼬리표 싫어 또 수능"..뿌리 깊은 학교 차별
[앵커]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 문제를 돌아보는 연속기획 보도 순서, 오늘(9일)은 학력과 학교 차별 문제를 짚어봅니다.
최근 지방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꺼리며, 몇 년째 대학 입시에 매달리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방대가 차별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될 정도라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22살 강 모 씨는 올해 4번째 수능을 준비합니다.
지방 4년제 대학에 합격하고 등록도 했지만 다닐 생각은 없습니다.
[강OO/대입 4수생 : "지방 국립대든 지방 사립대든 아예 배제하고 최소 '인서울(서울 소재)' 대학, 서울에서 가까운 대학 가자. 제 생각은 '인생 한 번인데 더 좋은 데 가자' 이 생각이에요."]
이들을 대학이 아닌 입시학원으로 내몬 건 취업도, 결혼도, 미래도 대학 이름 하나로 달라진다는 공포입니다.
[이OO/재수생 : "(합격 대학이) 모 BJ(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나온 대학교인데, '지잡대의 최고 아웃풋(결과물)이 BJ다'라고 무시하고, 다 물어봐도 '인서울(서울 소재)'대학 아니면 취업에는 가망이 없다고…."]
[김OO/재수생 : "저희 아버지가 회사에서 인사 평가를 하실 때 일단 이력서에 학벌을 제일 중요시 한다고 하셨어요."]
지방대생들은 매일 같이 그런 차별을 경험합니다.
[조영선/지방대생 : "(교수님이) 대학원 가서 학력 세탁해서 너희가 잘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하신 적 있으세요. 페이스북 댓글에 '역시 지잡대, 지잡대 클래스다' 이런 댓글이 몇 개 달린 거 보고…."]
차별을 이겨낼 방법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현실은 더 큰 좌절을 안깁니다.
그나마 공무원이 되는 길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희망을 품습니다.
[이재훈/경찰공무원 준비 : "민간기업 같은 데 들어가서 일을 하다가 급여도 매우 낮고 차별도 당하고 그러니까 나와서 (공무원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대학과 전문대학을 중도 포기한 학생은 최근 3년간 42만 명에 이릅니다.
상당수는 지방대의 꼬리표, 학교 차별을 피하려는 선택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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