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월수입=대기업 과장급.."월 최고 534만원"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2019. 4. 1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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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하루 평균 3000명 이용하는 시장으로 성장, 플랫폼 서비스로 대리기사의 소득 여건 개선 기대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보통 대리운전은 음주나 회식 이후 자가 차량을 운전할 수 없을 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야간에 호출이 많이 때문에 대리기사는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술 취한 고객을 상대로 자택까지 귀가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음 콜 장소까지 스스로 이동해야 하는 고된 직업이다.

대리기사는 주로 퇴근 후 추가 소득을 위해 부업의 형태로 종사하며, 처우나 소득 여건도 매우 열악해서 그동안 일반인들의 머릿속에는 3D 업종이나 사회의 가장 밑바닥 직종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경제연구소에서 출간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8'에 따르면 이와 같은 대리기사에 대한 인식이 우리의 편견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선 대리운전에 대한 통계부터 살펴보자. 카카오 리포트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2018년 9월까지 약 27개월 동안 총 대리운행 건수는 1993만건이고 총 이용승객은 24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 평균 9만명의 사람이 월 평균 738만건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셈이다. 대리운전은 어느새 하루 평균 3000명이 대리기사를 부르고 약 2만4600건의 대리운행이 이뤄지는 엄청난 시장으로 커졌다.

카카오T 대리 기사용 앱을 통해 대리기사로 영업 승인을 받아 운행하는 대리기사는 지난해 9월 기준 약 12만4000명에 달하며, 전체 대리기사는 약 2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중에는 부업이나 아르바이트 삼아 참여하는 사람도 있으나, 전업으로 일하는 대리기사도 상당수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T 대리운전 기사 중에는 거의 절반이 전업 대리기사다.

대리기사의 소득 수준은 전업 여부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평균 소득을 말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 다만 카카오 리포트에 따르면 전업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1년간 대리기사의 최고 월 정산액(승객이 지불하는 요금 중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한 순소득)은 534만원으로 거의 대기업 직장인 월급 수준이다.

실제로 카카오 리포트에 소개된 대리기사 A씨는 4인 가족의 가장이며, 23년간 건설업 사무직 관리자로 근무하고 2017년 2월부터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물론 A씨는 "대리운전 수입이 대기업 수준엔 미치지 못하나 전업으로 성실히 일하면 월 300만원 이상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보통 저녁 7시에 대리운전을 시작해서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일하며 월 평균 200콜 정도를 수행한다. 계절에 따른 편차도 있는데 12월 대목 시즌에는 정산 전 금액이 월 500만원이 넘는 반면, 8월 휴가철에는 수입이 평상시 대비 30%정도까지 떨어져 변동성이 크다.

한 번은 아침 6시경에 강남역에서 콜을 받았는데, 음주 때문이 아니라 야근으로 밤을 새운 직장인이 귀가를 위해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술 때문이 아니라 건강검진이나, 야근, 혹은 골프장 이용 후 운전이 곤란한 경우에 대리운전을 부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실이다.

A씨는 밤낮이 바뀐 채 일해야 하는 고충이 따르지만, 과거 중소기업에서 일할 당시 임금이 체불되기도 하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야근도 많고 회식까지 동참하는 부담까지 고려하면 주 6일 정해진 시간에 자유롭게 일하며 성실히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대리기사가 오히려 낫다며 “지금도 작은 회사의 관리직을 구하려면 구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2015년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발간된 '이동노동 종사자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지역 대리기사의 월 평균 총수입은 186만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대리업체에 납부하는 프로그램비용, 보험료, 관리비용, 패널티, 수수료(콜당 최저 20%), 통신비 등 총비용은 월 평균 34만원이며, 이를 제외한 대리기사의 월평균 순수입은 152만원이었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대리기사의 지출 비용을 살펴보면 대리기사는 대리업체의 프로그램 사용료로 월평균 5만1000원을, 보험료는 월평균 12만3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콜을 받기 위한 필수품인 PDA를 사용하는 통신 비용은 월평균 9만6000원에 달했다. 카카오 대리기사는 일반 대리업체와 비교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콜당 수수료 밖에 없기 때문에 수입 면에서 훨씬 유리한 점이 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드라이버들은 ‘타다’측과 계약을 맺은 협력사에 파견 근로 혹은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된 사실상의 대리기사나 마찬가지다. 일당은 식대 포함 10만원이며 프리랜서의 경우 시급 1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직도 대리기사의 여건은 열악한 측면이 많다. 야간에 취객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과 이동의 어려움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대리업체에 소속된 대리기사의 경우 보험료나 프로그램비 등 높은 비용 부담을 하소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카카오와 타다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대리운전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고용이나 소득 여건이 과거보다 한층 개선된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과거와 달리 술과 관계없이 주간에 대리운전을 부르는 수요도 늘고 있고, ‘타다’ 드라이버 지원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게다가 카카오 리포트에 따르면 전업으로 일하는 대리기사의 비중이 49.4%로 전체 대리기사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리기사의 수입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부업'이 아닌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전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력한 만큼 수입이 보장되는 일입니다." A씨의 말은 대리운전이 과거보다는 조금은 괜찮은 일자리가 됐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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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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