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대통령·야권 지도자, 교황 초청으로 교황청서 피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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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내전으로 대립해온 남수단의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청을 받아 교황청에서 영적인 피정에 돌입한다.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교황청에 머물면서 기도와 묵상을 함께 하면서 신뢰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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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오랜 내전으로 대립해온 남수단의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청을 받아 교황청에서 영적인 피정에 돌입한다.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교황청에 머물면서 기도와 묵상을 함께 하면서 신뢰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작년 9월 도출된 평화협정 당시 임명된 남수단 부통령 3명, 남수단의 고위 종교 지도자들도 자리를 같이 한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이번 피정 기간에는 가톨릭 사제 2명과 우간다의 존 밥티스트 오다마 대주교, 아프리카의 예수회 지도자인 아그봉키안메게 오로바토르가 설교를 할 예정이라고 교황청은 덧붙였다.
영국성공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피정은 작년 9월 이뤄진 평화협정에 따라 내달 연립정부 구성을 앞두고 있는 남수단 지도자들의 신뢰 구축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들을 나란히 초청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수단의 평화 정착을 위한 사실상의 중재 역할을 하게 됐다.
교황청은 이번 기회가 사목적, 외교적 성격을 함께 띠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남수단 사람들의 향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일하는 임무와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과 화해, 명상과 기도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피정에 앞서 가톨릭 신자인 키르 대통령은 지난 달 16일 교황청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남수단 평화 협상과 관련해 논의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오후 피정이 마무리되기 전에 참가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교황은 또한 참석자들에게 "통합을 추구하고, 분열을 극복하라"는 문구가 담긴 성경에 직접 서명해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인 남수단은 2013년 말 키르 대통령 지지자와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추종자 사이에 교전이 벌어진 이래 5년 동안 약 40만 명이 숨지고, 피란민 수백만 명이 발생하는 참혹한 내전의 수렁에 빠졌다.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은 작년 9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나, 과거 남수단 정부와 반군이 여러 차례 평화협정을 맺었다가 파기한 전례가 있다.
이런 까닭에 국제사회는 이번 평화협정을 계기로 남수단에 평화가 완전히 정착될 수 있을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7년 남수단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현지 치안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교황은 지난 달 키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남수단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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