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찾은 메이 英총리..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았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19. 4.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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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좌우 살피며 어색한 표정.. 브렉시트 실망 독일 속내 보여줘
즐겨입는 파란색 코트도 인기 없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러 베를린에 갔지만 아무도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브렉시트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영국을 못마땅해하는 독일의 속마음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9일(현지 시각) 메이는 비행기로 베를린에 도착해 곧장 메르켈의 총리 관저로 향했다. 벤츠 승용차에서 메이가 내렸지만 독일 정부 측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메르켈은 관례적으로 국가 정상을 비롯한 귀빈이 찾아올 경우 차량이 도착하는 지점에 서서 기다린다. 하지만 이날은 메르켈은 물론이고 비서실장 등 참모진도 없었다. 차에서 내린 메이는 좌우를 살핀 뒤 어색한 표정으로 혼자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취재진과 경비 인력들이 멀리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9일(현지 시각)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관저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이날 메르켈은 메이를 마중나오지 않았다. /AP 연합뉴스

몇 분이 지난 후에 메르켈과 메이가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와 취재진 앞에서 웃어 보인 다음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독일 총리실은 왜 메르켈이 마중을 나가지 않았는지를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를 놓고 영국에 불편해하는 심기가 반영됐다"고 평했다.

메이가 작년 12월 독일 총리 관저에 도착했을 때는 메르켈이 마중 나와 있었다. 당시 메이가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한동안 문이 열리지 않아 헤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놓고 "EU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영국의 난맥상을 보여준다"는 말이 나왔다.

영국에서는 메이가 즐겨 입은 파란색 모직 코트가 화제가 됐다. 지난 겨울 메이는 적어도 20차례 이상 이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간 더타임스는 각각 1월, 2월, 3월에 이 코트를 입은 메이의 사진 3장과 함께 '그녀가 이제 이 코트를 벗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코트는 헤르노(Herno)라는 이탈리아 브랜드 제품이며 가격은 825파운드(약 122만원)로 알려졌다.

일간 데일리미러는 "메이가 자주 찾는 런던의 부티크 가게에서 이 코트를 팔고 있지만 재고가 넉넉한 걸 보면 인기가 없는 편"이라고 했다. 총리가 즐겨 입는 옷이라면 소문을 타서 많이 팔릴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메이의 인기가 바닥이라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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