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30분 늘어난 한미정상 단독회담, 둘만의 대화는 2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ㆍ미 정상회담은 이번에도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당초 15분으로 예정돼 있던 단독회담은 30분 가까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10분간 모두발언을 한 뒤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서다. 그는 지난해 5월 정상회담 때도 문 대통령을 옆에 둔 채 34분 간 기자들의 돌발질문에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뒤 무기구매와 무역 얘기를 꺼냈다. 그는 “이날 한국과 무역과 방위산업 문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미국의 여러 군사장비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큰 구매를 한 데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한국이 구입하는 무기와 관련해서는 “전투기, 미사일 외 여러 장비”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 말미에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에 대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고 빛 샐틈 없는 공조로 완전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공조할 것이란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은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이 전투를 오래 전부터 해 왔고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나는 그를 위대한 동맹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간의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비공개 단독회담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가 공개한 단독회담 종료시간은 12시47분이다. 하지만 양 정상이 공개 발언과 질의응답을 마친 시간은 2분 전인 12시45분이었다.
대신 핵심 참모들이 배석한 소규모회담이 당초 예정됐던 15분보다 길어진 28분간 진행됐다. 소규모 회담에는 한국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장관,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미 측에서 각각의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이어진 오찬 겸 확대 정상회담에는 한국에서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미 측에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 등이 추가로 합류했다.
접견에는 강경파인 매슈 포틴저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담당 선임보좌관이 참석했다. 국무부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참석했고, 해리스 대사도 배석했다. 미국내 강경ㆍ협상파를 포괄한 대북라인이 총출동한 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주요 행정부 고위 인사를 모두 만나 폭넓게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톱다운 방식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양국의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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