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터뷰]이상돈 "손학규, 제3정당 실패 인정하고 당 '해산'하라"

박경훈 2019. 4. 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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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저격수' 이상돈, 바른미래 내홍 '작심' 발언
"옛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결국 돈 때문 아니었나"
"안철수, 한국정치서 검증 안 된 사람 신화 깬 '공' 있어"
"유승민 '개혁보수', 창당 동력 약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손학규 대표를 향해 “제3정당 실험 실패를 인정하고 당을 ‘해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실패 원인으로 △이질적 정파의 융합 실패 △정차자금·교섭단체 욕심으로 인한 억지 당 통합을 들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이 의원은 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때부터 현 상황을 예측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사태는 정당법 제도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20석 넘는 교섭단체에 정당보조금을 굉장히 많이 준다. 돈 없으면 벌써 나왔을 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한 것도 결국 돈 때문이 아니었느냐”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9년도 1분기 경상보조금 108억4300여만원을 6개 정당에 지급한 결과 더불어민주당(128석)은 34억 1660만 8000원,자유한국당(113석)은 34억 149만 6000원을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의석 29석뿐이지만 24억 7118만 8000원을 받았다. 반면 14석, 민주평화당의 보조금은 6억 4176만원에 불과해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이렇게 된 것, 다 손학규 책임”

그는 “교섭단체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20석 만들면 국가에서 돈도 많이 나와, 국회 상임위원회에 간사도 임명해, 이들이 반대하면 법안 통과도 안 된다”며 “18석, 19석은 의사결정에 참여 자체가 거부되는 이런 비민주적인 제도가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당 내홍은 결국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우선 “이렇게 된 것은 다 손 대표 본인의 책임”이라며 “제3정당 정치 실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철수 전 대표 측·호남계·바른정당 출신 등 세 그룹을 이끌 리더십이 있었으면 됐겠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결국 손 대표는 계속 흔들릴 텐데 딱히 ‘수’가 있겠느냐”며 “정계를 은퇴하는 게 좋다. 하지만 또 그렇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자폭’하고 당을 해산하자고 해야 한다”며 “실험은 실패했다. 정당보조금은 국가에 반납하고, 비례의원들은 제명해서 각자 갈 길을 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비례대표가 제명을 당하면 당적만 잃고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한다.

그는 유승민·하태경·지상욱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무소속으로 살아남든지 은퇴하든지 두 가지 선택뿐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의원은 “민주평화당 창당도 대단한 것이다. 다행히 민주계는 ‘창당 기술자’들이 있어 가능했지만, 유 전 대표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당은 호남이라는 모티브라도 있었다”면서 “유 전 대표는 ‘개혁보수’를 한다는 건데, 동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평화당 당대당 통합, 안철수 세력이 장악할 것”

평화당과 당 대 당 통합도 부정적으로 봤다. 이 의원은 “우선 당 대 당 통합을 하려면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또 안철수 세력이 장악할 것”이라면서 “안 전 대표가 오지도, 평화당이 받지도 않을 거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당대회는 주식의 ‘작전세력’처럼 움직인다”며 “민주당은 삼성전자(005930)처럼 시가총액 규모가 커서 안 된다. 다만 바른미래당·평화당은 규모가 작으니 저들끼리 당대표를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당대회야 말로 우리나라 정당의 허점과 난잡한 제도 등 모든 걸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대신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에서 도저히 못 있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 비례대표를 풀어주면(제명하면) 평화당으로 올 수 있다”며 “이용호 무소속 의원도 민주당행을 접었으니 잘하면 20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손 대표의 권위가 있을 때 비례대표를 내보자는 이야기가 힘을 받는다”며 “지금처럼 권위가 떨어진 상황에서는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복귀한다 해도 별다른 영향력을 못 펼칠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한국정치에서 ‘검증 안 된 사람’에 대한 신화가 깨지게 한 ‘공’은 세웠다”면서 “다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 ‘노예선(볼모로 잡힌 비례대표)의 선장’밖에 안될 것”이라며 파안대소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정치 복귀 일성으로 밝힌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민주당 의원도 다 자기 지역구가 있다. 선거제 개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제 개편에 집착하는 손 대표를 향해서도 “나도 이해를 못하겠다”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당장 유 전 대표부터 대통령 중심제에 소선거구제가 소신이다. 어느 나라나 정치 형태를 확 바꾸긴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른미래당은 창당부터 1+1=3이 아닌 -3이 된 것”이라면서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은 이전투구, 난장판”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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